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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장국영이 죽었다고? - 김경욱

29 JAN 2011

 

점들로 이루어진 인간관계

 

 표제작인 "장국영이 죽었다고?" 이 소설의 특징이 이 소설집 전체의 특징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소설 자체가 매우 감각적이다.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인간관계가 쏘 쿨 하다고라 할까, 인간관계가 매우 건조하다. 여기에 나오는 소설 대부분이 부인과 이혼하거나 아니면 부인이 있더라도 그다지 애증의 관계는 아니다.

 감각적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뭘까라고 생각해 보면, 일단 영화의 대한 내용이겠다. 이 소설집의 제목의 많은 부분이 영화 등의 내용에서 빌려오고 있다. 당장 장국영의 자살 사건을 소설의 제목으로 명명하기도 한다. 할리우드 키드라고 보다는 멀티미디어 세대가 아닌가 한다. 홍콩 누아르의 영향도 많이 받기도 하지만, 결정적으로는 PC 통신이 활성화되고, 뒤이어 인터넷이 이런 감각적인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첫 번째 소설에서 플래시 몹으로 장면이 끝나고, 이 이벤트를 통해서 새로운 느낌을 받는 주인공을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가족관계의 해체가 많이 느껴진다. 우선 가족의 기본인 부부와 자녀를 볼 수 있는데, 부부관계조차 파편이고, 자녀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 가족이다. 표제작에서도 주인공의 경우에 보증에 의한 신용불량으로 아파트를 부인 명의로 바꾸고, 이혼을 하고 마는 관계이다. PC 통신을 통해 이야기된 이혼녀와의 채팅은 아내와 모든 것이 똑같은 관계이다. 무지한 독자인 나로서는 이 소설이 부부관계의 회복으로 생각하고, 경제 위기를 겪고, 가족이 해체된 것이 옛 추억을 통해 감정을 공유하고, 다시 가족이 합쳐지는 내용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오히려 사람들이 각자 다들 개성을 가지고 자기 생각으로 살아가는 것 같지만, 결국은 같은 영화를 보고, 같은 예식장에서 결혼하고, 같은 호텔에서 자고, 같은 추억을 공유하는 개성 없는 존재였던 것이다.

 20대도 아니고 40대 아닌 직장을 가지고, 결혼을 막 시작하여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30대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여기 30대 패기없고, 세상을 냉소적으로 살아가는 30대이다. 세상에 대한 비난도 없고, 미래에 대한 비전도 없다. 그저 표류하고 흘러 다닐 뿐이다. 읽을 때는 재미있고, 깔깔거리면서 읽었는데, 뒤 끝은 씁쓸하다.
 

 

28 AUG 2025  

 

20년전 단편집이다. 대강 작가의 나이만큼 늙어버렸다. 당시에는 30대가 주요 주인공이었는데, 20년 지나고 보니 30년대는 정말 청춘이다. 가족이 해체되고 개인화가 되고 있다. 지금은 30년대 초반 결혼 안 한 사람들이 더 많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