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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간송 전형필 조선 제일의 수장가 간송의 삶과 문화재 수집 이야기 - 이충렬

18 NOV 2010

예술을 사랑한 문화를 사랑한 대수장가 전형필

 프롤로그에도 밝혔듯이 이 책의 내용은 실화는 아닌 것 같고, 작가가 간송의 형적을 보고 다시 재 구성한 내용이다. 그래서 지나치게 미화된 감이 없진 않지만, 간송의 문화재 구입에 대한 통큰 것과 구입된 문화재를 보존하려는 의도를 읽을 수가 있다. 그리고 재미있는 허구의 내용들이 들어 있어 재미가 있다.

 

 많은 문화재를 가지고, 후대에 남길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선대로 부터 물려받은 재산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그림과 서적 등 문화재에 대한 미적 감각과 사랑의 마음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이 보고 즐기는 수준의 내용이 아니라, 박물관을 짓고 공개 및 관리하겠다는 생각과 조선 문화에 대한 사랑이 가장 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청자의 아름다움 중의 하나인, 고려청자 학이 날아다니는 매병이 어쩌면 일본인의 손에 들어가서 영영 보기 힘들지도 모르는데, 첫장에 나오는 간송의 호방함으로 간송의 손으로 들어 오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몽유도원도 같은 경우에 인연이 맞지 않아 결국 우리 손으로 들어올 수 없는 안타까움도 표현되고 있다. 그리고 겸재 정선과 혜원 신윤복으로 표현되는 그림에 대해서도 얻는 과정에서의 짜릿함과 그림에서 주는 미적인 재미를 볼 수 있다.

 

 책이 중반을 지나 갈수록(간송의 나이가 점점 들어갈수록) 돈을 쓰는 액수가 점점 늘어나서 허걱하는 느낌이 났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영국인 수장가로 부터, 도자기를 일괄구매하는 내용일 것이다. 이때 일본인에게 넘어갔거나, 대영박물관으로 가 버렸으면, 다시 돌려받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돈의 액수에서 서민입장에서 거저 질려버리고 말았다.

 

 훈민정음 해례본 구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역사적 사실들이 교차된다. 훈민정음을 만든 세종대왕의 모습, 연산군 시절에 언문을 멸시해서 찢겨나간 두장의 표지, 경성콤사건의 자금을 마련해보려는 김태준과 이용준, 제 값을 주고 훈민정음을 구하고 보호해온 전형필, 그리고 원래 주인인 광산김씨 집안 어른의 말씀. 여하간 이렇게 해서 훈민정음 해례본이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김태준을 여기서 또 만나다니 애잔하다.

 

 간송 전형필이 보성학원을 인수하는 장면도 묘사되고 있다. 보성학교가 구한말 출말부터 유서깊은 학교가 간송을 통해 유지되고 있고, 아직도 유족들에 의해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에게 예술 작품을 소장해게 해 준 스승 위창 오세창 선생, 그의 휘문고 스승인 고희동 선생의 인품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에게 손과 발의 역할로 충실했던 이순황과 신보, 그들에게 끈끈한 신뢰가 있었음을 많은 부분에서 느낄 수 있다.

 

 일제 강점기에 한국 문화재의 일본 반출을 막았던 분, 보화각이라는 박물관을 건설하여 개인 소장품이 아니라 일반인에게 공개하려고 했던 인물로서 간송 전형필은 기억될 것이다. 책의 한 부분에 나오는 전형필의 그림을 보면 그의 그림 솜씨도 매우 좋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돈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돈이 많다고 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므로 그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18 JUL 2022

 

돈이 많으면 좋은 것을 사서 즐기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부유함에 대해서는 부럽고, 안목을 높이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내용이다.  

 

내가 책을 백권만 가지고 간다면 무엇을 고를 것인가 항상 고민해 본다. 

이 정도는 적은 돈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