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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경계에서 말한다 - 우에노 지즈코, 조한혜정

14 NOV 2010

한일 두 여성운동 대가들의 서신토론


 같은 나이인, 한국과 일본에서 서로 다른 공간에서 거의 같은 주제인 소수자와 여성의 문제를 연구해 온 두 거장 여성의 서신 교환을 책으로 내었다. 각자의 지향점이 큰 그림에서는 비슷해 보이지만, 각론으로 들어가서는 다양함을 알 수 있고, 자라온 환경이나 역사적 경험에서는 한.일간의 격차를 무시할 수는 없어 보인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나로서도 일본에 대해서 여전히 잘 모르고 익숙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bilingual. 한글로 쓰려고 하니 너무 익숙하지 않는 단어이다. 영어는 세계 공용어의 입장이기도 하지만, 강자의 언어로 다가온다. 강자의 언어를 사용하는 자들에게는 그 외의 언어가 필요없는 것 같다. 그래서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를에게는 bilinual이 얼마 없다고한다. 하지만 소수자의 언어(여기에서는 일본어,한국어)의 경우에는 영어가 기본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이 소수자의 문법은 언어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에서도 적용되고, 성별에서도 적용된다. 남자와 여자의 젠더의 문제에서는 여자의 경우에 소수의 언어인 것이다. 그래서 남자들의 경우 여자를 이해하는 방법에 더욱 서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과 한국은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른 부분들이 많다. 크게는 한국이 일본보다 진보의 속도가 늦고, 일본을 따라가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국을 대하는 입장에서 보면 너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에서의 학위 인정은 외국 박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지만, 한국에서의 외국 학위는 과거시험에서 급제한 자격증이 되는 것이다. 이 두분이 각자의 위치에서 가정환경과 젊은 시절의 학업을 결정하는 과정이 이 구조에 맞게 되어 있다. 일본은 국내 박사가 우대받고, 한국은 외국박사가 우대받는 구조이다.

 

 학생운동에 대해서 68년의 세계적인 조류는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당시 바람이 다 불러 지나갔나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한국의 특수적인 내용으로 68년의 내용이 90년대 후반에 가서나 조망받게 된다. 한국은 이보다 10년이상 늦게 80년대에 불어오며, 이들이 한국의 학생운동 세대인 386세대가 되는 것이다.

 

 여성운동에 대해서는 조한혜정 선생의 편지에서 한국 여성운동사를 보는 것 같다. 조한혜정 선생이 몸 담았던 <또하나의 문화>활동이 다른 여성 운동과와 다르게 지향하는 방향점과 그 과정을 잘 소개하고 있다.

 

 여전히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직설적으로 이야기하기에는 곤란하다. 치즈코씨의 경우에도 정신대 문제에 있어서, 민족(nation)을 버리고 여성으로서 공감과 연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리고 강상중씨로 대표되는 재일 조선인 문제에 있어서도 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피해자인 우리와 가해자인 일본에서 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느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문제점인 출산율의 저하와 고령화 사회의 문제이다. 고령화 사회의 문제로는 일본의 분개보험제도가 우리에게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출산율의 저하의 원인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겠지만, 여성의 지위가 나아지는 것은 권장할 일일 것이다.

 

 이 책이 시점이 2003년에서 2004년으로 이루어지는 시점이여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총선에서의 열린우리당 승리등의 정치 개혁적인 내용이 나온다. 한일 모두의 시각이 한국의 정치발전을 기대하는 느낌이 있다. 이부분 지금 보니 참 아쉽다.

 

 나이 많으신 노장 두분이 글로 서로의 의견을 나누어, 한일간의 인식의 차이를 이해하고 메워나가는 것이 참 좋게 느껴진다.  


 13 JUL 2022

 

일반 담론에서는 2000년대 초반의 이슈가  2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크게 변화된 것이 없어 보인다.

여전히 정치는 수준이 낮고, 출산율은 매우 낮고, 여권은 크게 신장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