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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퀴즈쇼 - 김영하

1 NOV 2010

20대 - 가장 인생의 절정기지만 완성되지는 않은 퀴즈 같은 시기


 어느날 돌봐주는 가족이 사라지고, 무일푼으로 사회의 한 가운데로 떨어진다면, 외로운 것도 당연하겠지만, 하루하루 생존이 힘들 일이다. 주인공 20대 후반의 민수는 어쩌면 보호자가 있었으면 은둔 고립하는 존재로 인생을 살아 왔겠지만, 갑자기 퐁하고 사회 한복판으로 떨어지고 만다.

 

 돌이켜보면 20대는 미완성의 시기이다. 패기와 열정이 넘치지만, 시간이 남아돌기도 하고, 무료하기도 하다. 하지만 돈은 항상 부족한 시기였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인생의 황금기를 느끼기에는 뭔가 부족하고, 세월이 흐른 다음에 그 시기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이 소설의 주제는 사실 잘 모르겠다. 고아로 외할머니를 엄마로 알고 자라는 것, 외할머니의 죽음과 할머니의 부채로 인해 집에서 쫒겨나는 것, 편의점 알바와 고시원에서의 닭장같은 생활, 여자친구와 헤어짐과 다른 여자친구와의 만남, 퀴즈 지옥에 빠져 헤메이는 철없는 생활, 연결고리를 좀처럼 찾을 수 가 없다.

 

 몇가지 인상깊은 내용을 보자면,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청춘일 것이다. 고시원이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이 아니고, 글에서도 나오지만 잠깐 스치가는 정거장일 뿐이다. 누가 이런 삶을 원할 것인가? 누가 정거장에서 진정한 친구를 사귀겠는가? 고립되고 외로운 존재들이다. 옆방, 같은 고시원 사람들과 그저 스쳐지나갈 뿐 친구를 사귀지는 못한다. 외로운 인생들이다.

 

 세상이 매정하다는 것이 여러 사건들을 통해 나타낸다. 편의점 주인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자기의 종업원인 알바를 감시한다. 편의점 주인이 관용이 있는 잘 사는 사람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더 밑의 젊은이들을 착취하면서 살아간다. 이 점은 고시원 주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오로지 자본의 논리만 있을 뿐이고, 방세가 하루 밀리는 경우 가차없이 방을 빼고 만다.

 

 퀴즈쇼를 하는 회사를 보면, 도박의 성격이 강하다. 이것은 요즘 인기있는 이종격투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이것을 인기있는 e스포츠가 연상되었다. e스포츠 세계에 끊임없이 들어오지만 (어쩌면 식사밖에 제공되지 않는다.) 소수외에는 모두 패배자가 되는 구조이다. 연애 사업도 마찬가지이다. 뭔가를 주지 않아도 계속 구입되는 구조이다.

 

 앞의 내용에서 소설과는 별 관계없이 너무 일반적인 20대의 이야기를 한 것 같다. 소설의 말미에 자기 또래의 젊은 여자에 의해서 구원을 받았으면 한다. 인터넷에서도 사랑이 있고, 빈부 차이가 있어도 사랑이 이루어지고, 소박하지만 앞으로 잘 될 것이라는 희망이 있는 세상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4 JUL 2022

 

아마 최근작을 빼고는 김영하의 모든 작품을 다 읽었을 것이다.

이 책은 여러 작품들 중에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는 작품이다.

무엇인가 기운이 빠져 있을 무렵 이 책을 읽었나 보다.

 

책의 리뷰를 다시 한번 읽어보니, 20대 보편 타당성과 10년이 지나 버린 지금의 세대에서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다. 열정페이에 소모되기도 하고, 좋은 일자리가 주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젊으니까 희망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