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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호우시절 - A Good Rain Knows 허진호 2009

26 OCT 2010

호우시절 - 우연히 비와 함께 오는 사랑

말랑말랑한 연애 영화이다.

 

 연애라고 하기에는 밀고 당기고 하는 힘이 약하다. 하지만 이국적인 중국 사천성공간, 출장이라는 제한된 시간내에 벌어지는 일이어서 아쉬움을 건너 뛰고 뭔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예전에 사귀었지만, 이제는 기억조차 희미한 친구들. 우연히 만났고 옛 감정은 살아날 것만 같은데, 기억은 아득하다. 친구에게 도움을 받아 전해 온 사진을 보고 옛 추억이 떠오른다. 이대로 떠나 보내어서는 안 될 것 같고, 이대로 떠나가서  안 될 것 같은 상황이다.

 

 그래 결론은 "하루 더"를 외치면서 시간을 연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하루에 만리장성을 쌓기도 하겠지만, 하루의 시간 역시 짧고 짧은 시간이다. 제한된 시간내에 추억으로 남길 지, 아니면 사랑을 이어나갈 지 결정을 해야 한다.

 

 배경 설명도 없고, 시시한 반전이 시도된다. 솔직히 이 부분 설득력이 없다. 21세기가 벌써 10년이 지나가는 시대에, 결혼했다고 하면서 헤어지고, 그것에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아무리봐도 설득력이 없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 중에 하나가, 메이가 동하에게 왜 편지에 답장을 하지 않았냐는 장면이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그때는 바빴고, 또 여자 친구도 생겼고. 문학하는 청년이 세상에 들어가면서, 주는 조그마한 돈을 받아먹다가, 한달만 더 받아먹고 말아야지 하다가, 승진이 되고, 계속 돈을 받아 먹고 있다. 글을 쓰야지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이렇게 살아갈까 생각해보면 맞은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측은하다. 나를 두고 내가 생각하는 것이다.

 

 두보의 두편의 시가 극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말해 줄려나 모르겠다. 봄이 왔지만 전란으로 가족들의 형편이 걱정되고 안전하지 못한 걱정되는 봄과, 봄에 단비가 와서 촉촉하게 대지를 적셔주는 그런 비가 내리는 봄, 같은 봄이고 같은 철이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 많이 다른 것 같다.

 

 마지막으로 노란 자전거가 있는 사진을 뽑아 보았다. 자전거를 탄다는 것은 아픔을 이겨내고 다시 힘을 되 찾았다는 것이고, 노란 자전거는 사랑이 찾아 왔다는 상징일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저 보통 정도의 영화라는 생각이다.

 


春望(춘망)

國破山河在(국파산하재)
城春草木深(성춘초목심)
感時花濺淚(감시화천루)
恨別鳥驚心(한별조경심)
烽火連三月(봉화연삼월)
家書抵萬金(가서저만금)
白頭搔更短(백두소갱단)
渾欲不勝簪(혼욕불승잠)

 

나라는 허물어졌는데도 산과 물은 남아 있고

성에 봄이 찾아오니 풀과 나무가 우거졌다.

시국을 생각하니 꽃을 보고도 눈물을 뿌리고

가족과 헤어져 있으니 새소리에도 마음이 놀란다.

봉화불이 석달이나 계속되니

집안의 편지는 만 냥에 해당하리라

흰 머리털 긁을수록 더욱 짧아지니

이제는 머리에 꽃는 비녀를 버티지 못할 듯하다.

 

춘야희우(春夜喜雨)

好雨知時節(호우지시절)
當春乃發生(당춘내발생)
隨風潛入夜(수풍잠입야)
潤物細無聲(윤물세무성)
野徑雲俱黑(야경운구흑)
江船火獨明(강선화독명)
曉看紅濕處(효간홍습처)
花重錦官城(화중금관성)

 

반가운 비가 제철을 알아

봄이 되어 내린다

바람을 따라 몰래 밤에 들어와서

몰건을 축여주면서도 아무런 소리도 없다

들판의 오솔길을 구름과 함께 알아볼 수 없는데,

강 위의 배에는 둥불만이 비친다.

새벽이 되어 붉은 빛이 젖은 곳을 보니

금관성이 꽃으로 겹겹이 덮여 있다.

(출처: 당시정해 - 소나무)

 

 

30 JUN 2022

 

상반기가 끝나는 날이다.

이 바쁜 날에 오늘 많은 비가 내린다.

 

쓰촨성의 지진이 난 것이 이미 예전의 일이 되었지만, 그것에 대한 영화이다.

 

가끔 TV에서 방영해 줄 때 이 영화를 보면 꼭 끝까지 보게 된다. 묘한 매력이 있는 영화이다.

동하가 출장을 하루 연기할 때, 새로운 인연이 시작된다.

 

자전거가 주고 그것을 타는 것이 바로 그들은 재회하고 다시 만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