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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김씨 표류기 (2009) - 이해준

 
 24 SEP 2010
 
 Kim 씨 표류기이다. 주연 배우들이 정 씨인데, 정 씨로서는 대표성이 없다. 우리나라는 김 씨의 나라이니까! 추석에 방영되는 무수하게 많은 영화 중에서 본 유일한 영화이며 영화를 보고 나서 아 잘 봤다는 느낌이 든 영화이다. 작가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작가가 이해준 감독이었다. <천하장사 마돈나>도 그렇고, 이 영화도 마찬가지로 사회적인 소수자(약자)의 역경을 극복하고, 한 단계 올라서는 내용이다. 그리고 현실 자체가 비참하긴 하나 유머와 위트를 잊지 않고, 영화 내용 자체가 밝고, 그 끝이 긍정적이다. 이 감독 팬이 되어버렸다.
 
  세상 사는 것이 쉽지 않다. 남들하고 경쟁하고 남들하고 똑같이 하려면 세상 사는 것이 쉽지 않다. 모든 김 씨들이 다 같이 쉽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죽고자 하지만, 죽는 것도 쉽지 않다. 아버지를 비롯하여 주변인에게 버림받는 인생이다.

 모든 것을 포기하면, 또 다른 희망이 생기는 것이다. 버려진 밤섬이지만 가꾸면 낙원을 만들 수 있다. (한국인의 감성 음식 중에 하나가 짜장면이라는 것을 느낀다.) 우연히 얻게 된 짜파게티 수프 하나에서 짜장면을 그리고, 결국 짜장면을 종교로까지 만들어 버린다. 짜장면 먹는 장면에서 울컥하게 만든다.

 

 은둔형 외톨이의 전형을 보여준다. 외모 콤플렉스라고 짐작되지만 대인 기피증이 정도를 벗어나 어머니와도 말을 하지 않을 정도이다. 인터넷 홈피를 통해 거짓된 모습으로 소통하는 정도이다. 이런 김 씨에게 밤섬의 또 다른 김 씨의 출연은 새로운 관심이다. 그리고 소통하기. 은둔형 외톨이의 탈출의 기미가 보인다. 비록 야밤의 외출이지만,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한발 나가기가 아폴로 11호의 지구 탈출에 비견할 만한 대단한 발돋움이다. 그리고 어머니와의 대화, 대단한 발전이다.

 

 말 걸기다. 사실 유치한 영어로서 서로에게 말을 건다. Help에서 Hello로, How are you? 에서 I'm Fine으로 대화가 이어진다. 하지만 결정적인 한마디 Who are you? 난 누구일까에 대한 대답이 쉽지 않다. 내가 누군지 말해야 하고, 그러자면 나의 정체성을 알아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패배에서 희망으로 옮기지 시작한 사람이지. 그래 나는 괜찮아.

 

 정말 마음에 드는 좋은 영화이다. 이해준 감독님 다음 작품도 좋은 작품 부탁하고 기다려진다. 난 괜찮아!!!
 

 

 

22 FEB 2021

 

개봉하고 한참 지나서 외국 사이트에서 인기가 많다고 하다.

위의 리뷰도 잘 쓴 것 같다. 다시 읽어보니 영화의 내용이 막 떠오른다.

 

지금과 다른 것은 이제는 민방위 훈련이 없다.

나는 한강 위쪽의 길인 강변북로를 갈 때마다 이 섬을 본다.

그리고 혹시 김 씨가 표류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본다.

마치 어떤 사람이 그 속에서 방황할 것 같고, 그렇다면 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본다.

 

좋은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