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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국민을 그만두는 방법 - Nagao Nishikawa

29 AUG 2010

<국경을 넘는 방법>의 속편으로 나온 책이다. 하지만 따로 읽어도 크게 관계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제인 국가이데올로기로서의 민족과 문화로 책의 내용을 대강 알 수 있을 것이며, 원제는 지구시대의 민족은 문화이론이다.

 

 문명과 문화에 대한 부분이 많이 차지한다. 문명이라는 것이 영어의 Civilization에서 온 외래어이고, 문화라는 것이 영어의 Culture에서 온 외래어인 것이다. 이것을 메이지 유신 당시의 학자들이 중국 고전에서 차용한 것이고, 우리 한국도 이것을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부분 일본의 영향 안에 있는 것이 맞다.

 

 문명이라는 말이 좀 더 선진국에서 사용된 말이고, 프랑스혁명 이후의 근대 국가가 진행되면서 나오는 말이다. 원래의 뜻은 인간성의 진보 정도로 보이고, 문화라는 말은 독일이 나폴레옹에게 점령당한 이후에 문명의 대항어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뜻의 차이를 보자면 문명은 보편적이고 물질적인 언어이고, 문화는 개별적이고 정신적인 언어이다. 문명이 강자들이 사용하는 언어이고, 문화는 비교적 약자인 서구 후진국이었던 독일에서 사용한 언어였던 것이다.

 

 중요한 것이 문명과 문화의 차이가 아니라, 국가이데올로기로서 국민이라는(이것도 메이지 번역어로 중요한 단어이다) 단어가 차지하는 것이 1차적이라면, 문명이나 문화는 국가이데올로기로서 작용하는데 2차적으로 숨어서 작동하면서 뜻이 너무 좋게 치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메이지 초기에는 문명이라는 단어를 더 잘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흔히 "서세동점"이라는 단어로 익히 알고 있던 내용이, 이 책에서 "문명 동점"이라는 단어로 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최소한 후쿠자와 유키치는 서양을 보는 시각이 긍정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조선이 망해서 러시아나 영국의 식민지가 되는 것이 낫다는 것의 기원을 알 수 있었다. 오리엔탈리즘이 다시 생각나는 대목이다. 그 후 일본이 독일과의 관계가 밀접해지면서 문화라는 말이 더 익숙한 단어가 되어 사용되고 있고, 2차 대전 이후 문화라는 말이 계속 사용되고 있다.

 

 민족이라는 것의 개념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거의 허구에 가까우며, 민족의 특징이나 장점이라는 것이 후세에 조작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국민이라는 것도 근대 국가의 개념이며, 민족도 근대의 개념이고 일본이 만든 개념에 가깝다는 것이다. 결론으로 문화는 민족이라는 것이다. 문화는 국가이데올로기이며 민족도 국가이데올로기 근대에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현재 일본의 문화론과 일본인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특별히 일본 내에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은 아니지만, 일본의 문화의 장점을 말하는 것이나, 한국의 문화의 장점을 말하는 것이 비슷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단어들이 메이지 유신 이후의 도입된 일본 한자어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까지 그 프레임 안에서 사고하고 있는 느낌이다.

 

 저자는 민족과 국가이데올로기인 근대 국민국가 시대를 또 하나의 광기의 시대일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몇백 년 몇천 년 후에 이 시대를 허구의 민족과 국민을 바탕으로 하는 광기의 시대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 나는 국민으로 살아야 하는가? (나는 예전에 박노자 선생의 책을 읽고 난 후 세계인 선언을 하였다.) 
 
 

11 MAR 2021

 

원작의 지구시대란 것이 글로벌 시대란 것이다.

아주 유효하지만 점점 민족, 국가 등이 사라질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중요한 단어들이 있다.

국민, 민족, 문명, 문화이다. 다 외국어지만 메이지유신 학자들이 일본어로 만들었고, 우리도 사용하고 있다.

 

그중 국민이 가장 잘못되게 사용되고 있을 것이다.

민중은 아쉽게도 이미 폐기되어 버렸다.

시민이란 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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