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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한국 근대사 산책 4 러일전쟁에서 한국군 해산까지 - 강준만

9 OCT 2010


 한국 근대사(일본도 마찬가지이겠지만)의 가장 큰 사건 중의 하나가 러일전쟁이다. 러일전쟁에 일본이 전쟁을 이기고, 조선의 국권은 일본으로 완전히 넘어가게 된다. 일본이 영국 등 서구 강대국과 사전에 좋은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미리 조선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고 전쟁에 임했기에,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쟁에 대한 어떠한 내용을 잘 알지 못하였고, 거저 중립을 표방할 뿐이다. (다행이라면 청도 비슷했다고 할까?) 그래서 남의 나라의 전쟁에 전쟁터를 제공하고, 전쟁의 결과로 조선이 일본의 속국이 되는 것이었으니, 조선은 너무 무력했다.

 

 전쟁 전에 조선을 양쪽 나라에서 차지하는 것으로 38도선이 나온다. 앞으로의 한반도의 주변 세력들이 38도선을 경계로 하여 남북을 차지할 것을 미리 말해주는 것 같아 소름 끼친다.

 

 미국의 배신이 눈에 띄는 장면이다. 미국이 밀약을 맺으면서 필리핀과 조선을 미, 일 양국이 가지기로 한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조선이 미국을 정의의 수호자로 본 것은 멍청하고 무지한 일이었다. 실제 루스벨트 대통령의 행동이나, 미국의 정책, 알렌이나 미국대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그들은 조선을 전혀 고려의 대상으로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미국의 배신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하지만, 고종이 미국에 매달리고, 러시아에 매달리는 등 외교에 매달릴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다른 도리가 없는 조선 이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1905년 을사조약으로 조선은 외교권까지 빼긴 상태의 사실상의 식민지에 들어간다. 이때 벌어지는 여러 가지 사건들에 대한 해석들이 조금씩 다르다. 그중 첫째가 의병에 대한 인식의 차이인데, 현대의 시각으로 그때를 보기에는 너무 어렵겠지만 의병활동이 보수적인 왕정을 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고, 개화 주의자들이 고종과 의병을 보는 활동은 많이 달랐던 것 같다.

 

 (어쩌면 일본의 압박으로 인한 정치공간의 상실로) 교육이 활성화되는 시기 이기도 하다. 그전에도 선교사들이 세운 학교가 있었지만 학교가 엄청나게 늘어나는 시기이고, 개화에 의한 교육이 확대되어 가는 시기에서 조금 안도해본다.

 

 기독교에 대한 시각은 민족주의적 시각에서 볼 때 (즉 정치적으로 볼 때) 결코 우호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고, 한편으로는 백성들의 방패막이가 된 유일한 기관이었다는 부분에서 긍정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나친 우호적인 해석에 대해서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역사를 지나오면서 인물들에 대한 흥미를 놓칠 수가 없다. 이 책에서 조금 깊게 파고 더는 인물이 이승만이다. 이승만이 미국에 가는 과정에 대해서 비교적 소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나에게 흥미로운 분은 헤이그 밀사인 이위종에 대한 내용이다. 그리고 가장 책임이 있는 분이 아마 고종일 것이다. 조선이 여러 가지 환경이 나빠다고는 하나, 40년 이상 국왕을 하면서 나라를 부강하지 못하게 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9 MAR 2021

 

국제 정세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르는 무지한 나라.

나라지킬 국력을 가지지 못한 무력한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