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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이 영화를 보라 (고미숙)

28 APR 2010

 

 6편의 재미있는 영화평이다.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는 다는 작가가 영화로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도 다소 재미있기도 하다. 그리고 여섯편의 영화의 선정기준도 크게 신경써서 고른 것 같지도 않다. 이준익 감독은 6편에서 2편이나 선정되었고, 봉준호 감독과 이창동 감독은 너무 당연한 결과라고 보이고,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는 다소 황당하기조차 하다. 어쨌던 신중하게 자로 재서 고른 영화는 아니다. 그래서 아마 더 진정성이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괴물>에 대한 해설도 다른 일반적인 해설에 비해 한쪽으로 좀더 나아갔다. 포커스를 확실하게 위생권력이라는 것으로 파악하고 설명하고 있다. 작년에 지나간 신종플루를 이야기한다면 더욱 자신감있게 글이 날아다녔을것 같다.

 

 <황산벌>에서는 거시기하다. 민족이라는 허상에 대한 해체가 두드러진다. 표준말과 그 말의 권위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며, 전쟁에서의 목적에 대해서도 한번 더 생각해볼만한 내용이다.

 

 <음란서생>을 사극이라고 생각해본적이 없는데, 이글을 읽으면서 약간 헷갈린다. 참으로 쿨한 임금이고 쿨한 관계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을 사랑이라는 것의 대결과 사랑을 많이 하는 사람이 손해보고, 사랑을 적게하는 쪽이 권력을 가진다는 것에서는 잘 해석하지 못했는데 여러가지 재미있는 해석이다.

 

 <서편제> 비교적 간단한 내용으로 오누이의 사랑의 주제인 춘향가의 전반부와 사랑이 떠나간 부분의 심청가의 후반부로 생각했는데, 한 이라는 정서가 민족고유의 정서가 아니라는 반론이 새삼 새롭기만 하다.

 

 <밀양> 이 영화에 대한 해석은 크게 불만이 없지만, 영화에서도 친절하게 밀양이 비밀스러운 햇살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책에서 비밀스러운 태양이라고 해서 약간 거부감이 있었다. 송강호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은 동의하지만, 신애의 해석을 욕망과 허영의 좌절로 봐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글쎄.

 

 여러사람의 영화평을 보면서 영화의 여러 숨어있는 것을 해석하는 재미를 느껴본다. 이 책도 그런면에서 참으로 재미있는 해석이 있는 한편의 책이다. 물론 공감은 다른 이야기이다. 그래서 영화의 해석은 보는 자의 권리인 것으로 보인다. 내가 느끼는 것이고 그렇게 즐기는 것이면 될 것이다.

 

 

14 OCT 2020

 

서편제는 나머지 다섯 편에 비해서도 옛날 영화이고, 주제도 동 떨어져 있다.

 

그리고 내가 한국 영화의 최고라고 생각하는 밀양이 있다. 하지만 슬퍼서 여러번 보기 힘들다.

 

황산벌,괴물,음란서생 모두 지금 봐도 시대에 뒤떨어진 걸 모를 정도로 괜찮은 것으로 보인다.

 

2010년의 나는 참 까칠했구나. 지금 보니 서편제 빼고는 모두 잘 고른 작품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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