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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거꾸로 읽는 도시, 뒤집어 보는 건축 (양상현)

12 APR 2010


자본에 종속된 도시, 조화롭지 못한 건축물 


 2010년 현재 민족건축인협의회의 회장으로 계신 양상현의 건축에세이이다. 2005년에 나온 책으로 당시의 건축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2005년과 2010년인 지금 크게 달라진 것도 없어, 오늘날의 도시와 건축에 대한 비판이라고 봐도 무방하고, 그냥 건축과 도시이야기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도시라고는 하지만 거의 서울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건축이 옆의 건물 혹은 주변의 건물과는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각양각색으로 전혀 조화를 이루지 못한 상태로 만들어진다는 느낌이다. 물론 지방자치단체에서 어느정도 가이드라인하에서 설계가 되고 있겠지만, 건축주와 건축가 나아가서는 시민사회에서 보는 안목을 더 높게 가져가야 괜찮은 건물이 되겠구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 보았다. 시민의 수준이 문화를 결정하지 않을까한다.


 


 도시에 대한 내용중 광장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가슴이 답답함을 느꼈다. 우리나라의 광장중에 대표적인 것이 여의도광장(516광장)이었는데, 이것이 관제시위를 하기는 쉽고, 자발적인 시위를 막기도 쉽다는 것에서 생겼다고 한다. 서울광장의 경우에도 로터리로 막혀 있던 것이 월드컵등의 열기로 시민의 광장이 되었지만, 공모전의 결과와는 관계없이 잔디로 깔아놓아 결국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했다는 것이다. 2009년의 결과를 미리 예견해놓아 가슴아프다.


 


 광화문 앞의 건물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 놓은 부분에서 우리나라의 슬픈 과거와 역시 전통을 지키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궁궐들이 대부분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고, 또 외국 대사관들에게 고층 건물을 허가하는 등 아직 우리는 우리 문화보다는 외교가 더 중요한 나라인 것이다. 80년대말 교보문고의 다른 문으로 나왔다가 서울의 또 다른 전투경찰의 모습을 보고, 검문을 당하는 충격이 있었는데, 이것이 20년 지난 지금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책은 건축비평서라기 보다는 도시 이야기이고, 도시의 문화 비평서에 가깝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하철 입구, 공중전화 박스, 광고판 하나도 다 도시를 구성하는 문화이며, 이 내용들이 어떻게 상관관계를 이루면서 조화롭게 구성되는 가가 결국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나라의 대부분의 문화는 돈, 즉 자본에 원초적이고 노골적으로 종속되어 있다. 



5 JUL 2018


건축에 관심을 가지고, 건축 관련된 책을 무작정 많이 읽던 시기가 있었다. 아마 이 책도 그때의 한권의 책이었으리라!

그래서 다시 review를 가지고 오는데, YES24에서 이 책의 review가 내가 쓴 글 하나 밖에 없다. 아 안 읽히고 안 팔리는 책이구나.

알쓸신잡에 나오는 건축가는 그렇게 인기가 있고, 건축물은 수백억, 수천억의 가치를 지니는데, 정작 책은 잘 안 팔리는 가 생각해본다.


그러다가 작가인 양상현 교수에 대해서 검색해본다. 2015년에 작고하셨다는 부고가 뜬다. 젊은 나이에 작고하셨다.


그가 신문에 남긴 컬럼 하나를 아래에 소개한다. 건축가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3011852365



이 책이 나온지 10년 이상이 지났다. 자본에 종속된 도시이긴 하지만, 조화로움은 조금식 개선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