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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교실이 돌아왔다 : 신자유주의 시대 대학생의 글 읽기와 삶 읽기 (조한혜정)

23 OCT 2009


배움의 공동체 실험 과정                                                               


  이 책은 2006년 연세대에서 가을 학기 <지구촌 시대의 문화인류학>의 수업 과정을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과 수업 담당 교수인 조한혜정 교수의 공동 작업으로 책으로 내었다.
 
  이 수업이 있었던 것이 2006년 가을이라서 그런지, 88만원 세대란 말은 나오지 않지만, 신자유주의 세대의 아이들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저자인 교수에 의해서 서태지 세대와 서태지 이후의 세대로 나누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런 면에서 그 차이를 구분하여 볼 수 있는 직업을 가지는 것도 재미있어 보인다.
 
  신자유주의 세대들의 특징 중 하나가 매니저 엄마의 역할이다. 처음에 나오는 부분에서 엄마가 수강신청을 해 주는 경우가 많고, 또 엄마가 수업에 대한 질문을 한다는 부분에서, 젊은 대학생의 과목을 알고 이해하는 어머니도 대단하지만, 이렇게까지 마마보이, 마마걸이 되어가는가에 대해서 슬픈 감정을 느낀다.
 
  또 하나는 학부제에 대한 느낌을 얻을 수 있었다. 학부제란 것이 장점도 있겠지만, 단점으로는 소속감을 없애 버리고(과별 입학보다는 소속감이 없어 보인다.) 결국 전공을 정하는 1년간의 경쟁관계를 지속시킴으로 고등학교 4학년이 되는 느낌을 가진다. 내가 대학을 다녔던 80년대와는 참 많은 풍경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분위기에서도 이런 수업을 택하고, 참여했다는 것은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이고 경험이었을 것이다.
 
  나의 영어이야기로 참여수업은 진행된다. 책에서 몇편의 예가 소개되지만 영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가 있다. 영어가 왜 소재가 된 것이, 이 수업참여자들에 대한 다양성을 편견없이 잘 알려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는 느낌이다.
 
  추석에 대한 각자의 느낌 공유가 있고, 신자유주의에 대한 인기있는 책인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를 읽은 후에 토론이 진행된다. 참여자들에게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사이에 너희들은 어디있는가 있는 장소에 가서 서 보라는 좋은 질문으로 보인다. 결과에서 보여주듯이 많은 사람들이 균형인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사이의 중간점을 찾아가 있었고, 또 그것에 대한 여러가지 이유를 잘 들어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서 가장 얻은 것이 있다면 <핸즈메이즈>라는 영화일 것이다. 미래가 희망일까 절망일까에 소개된 영화인데, 미래사회가 암울한 사회로 빠지는 것에 대한 경종을 울려주는 작품으로 보인다. 반드시 봐야 하겠다고 리스트에 넣어둔다.
 
  이 수업의 큰 특징이자 성과중의 하나는 소모임 활동과 토론일 것이다. 10여개의 소모임이 있는데, 그중 대표모임인 <아날로그> 소모임에 대한 내용이 소개된다. 소모임 활동을 통해 지식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얼굴을 읽히고, 서로간의 차이에 대한 심도깊은 이해 및 친구를 만든다는 것이 중요해보인다. 이 수업의 목적을 잘 달성한 것이 아닌가 한다.
 
  수업은 끝나고, 참여했던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이곳 리뷰에 참여한 사람들이 하나 정도는 올릴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없다.
 
  90명이라는 숫자가 너무 큰 숫자가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감이 없지만 20명 정도가 적당한 규모일 것 같다. 7명 3그룹 정도가 교수가 지도할 수 있는 최대 크기가 아닌가 한다. 그리고 다 알 수도 있고 서로 도와줄 수도 있을 것 같다.
 
  범상하지 않는 한학기 동안의 수업을 책을 통해 맛만 잠깐 보았다. 이 책에 대해 좋고 나쁨을 평가하기는 힘들지만, 스펙을 추구하고, 부모에게 많은 부분이 종속되어 있는 세대에게, 질문을 던져주는 시도로 이해된다. 정답을 외우지 말고,(정답이 있지도 않겠지만) 나에게 문제를 던져보고, 내 문제를 찾아가는 그런 수업이었기를 바란다. 재미있었다.



19 MAY 2017


나이가 들어 어느새 대학생 부모가 되었다. 내 자식이 어떻게 학습을 하고, 수업을 받는지도 잘 모른다. 자연계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일반 인문학에 대한 수업이 확실하게 부족한 것 같다. 학문의 으뜸은 역시 수학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책 내용으로 돌아와서 이야기해본다. 존중 받아야 할 가치 중에 하나가 다양성이 아닌가 생각한다. 대학이 얼마나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 모인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소규모 모임 혹은 단체 등을 통해서 서로간의 차이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이런 것들을 배워가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