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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민주주의의 후퇴 - PD수첩 6월 2일자를 보고 (2009)

3 MAY 2009

 

 사실 국민의 투표에 의해 선출된 정권이고, 우리 나라의 수준이 올라가서 누가 대통령이 되고,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크게 후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엄청나게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근에 엠네스티로 부터 인권이 후퇴되고 있다고 지적을 받고, 관광을 하던 일본인이 경찰에게 구타를 당하고, 시민들이 이유없이 48시간동안 잡혀있고, 열린 시민 광장이 경찰의 차벽으로 막힐 것이라고 생각했던가. 가족들과 나왔다가 느닷없이 잡혀가는 가장의 심정은 어떨까! 명동과 같은 위험지역에서는 데이트를 하면 안된다. 시청역에서 지하철을 내려서도 안된다. 2009년 5월의 풍경이다.

 

 민주주의가 다져지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가 보다. 지금껏 열심히 다져왔다고 생각했는데 한 순간에 무너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것은 순간적인 반동일 뿐이고 다시 이 위기가 지나가면서 민주주의는 더 다져지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 반동의 시간동안 많은 희생이 없었으면 좋겠다.

 

 예전 80년대 전반은 말할 것도 없고, 80년대 후반인 87년을 지나서도 소위 시위와 경찰과의 다툼이 많았었다. 아직은 그 정도 까지도 아니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기도 하지만, 불안하게도 80년대 후반의 모습을 지금 보는 것 같다. 지난번 시청앞에 갔을 때에 서울 도심에 있는 수 많은 전경과 경찰 버스를 어떤 식으로 봐야 할 것인가. 엄정한 법 집행이라기 보다는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걱정이다.

 

 제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좀더 넓게 보고 좀더 크게 보아 더 이상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 (하지만 누군가의 칼럼에서처럼, 자격도 없고, 의지도 없고, 기대도 하지 않는다. 비극이다.)

 

 최근에 정말 우리나라가 잘 되어 나가고 있다는 자신이 없다. 비관적이다.

 

 사족으로 <PD수첩>은 정말 독보적인 방송이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 사회적으로 비판의식을 유지해주는 최고의 방송이라고 하겠다. 담당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시청자로서 감사드린다. 당신들 덕에 우리가 이만큼 잘 가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22 JUN 2016

 

1980년대의 군사 독재 정권 만큼은 아니지만, 노무현 대통령 시대까지 점점 나아지던 방송과 신문의 민주화와 다양성은 다시 보수 정권에서 많이 망가지고 있다. 그 중 공중파 방송인 MBC,KBS 가 심각한데, 특히 MBC의 추락은 안타깝고 슬프다. 과거 MBC 보도국에 대한 평가는 자율이 있고, 권력과 자본에 대해서 할말을 하는 그런 이미지였는데, 이제는 그런 이미지는 없다. 개인적으로 나는 최근 몇 년동안 한번도 MBC News를 본 적이 없다. 쉽게 망가지지 않을 이미지였는데, 생각보다 허술하게 구축되었던 것 같다. 삼성이 뒤 배경으로 있고, 재벌 자금이 투입된 JTBC가 오히려 공정한 언론이라니, 정말로 세상은 아이러니하다.

 

과거 PD 수첩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PD 수첩의 PD들 작가들 다른 직장에서 계속 공정 언론과 사회의 부조리를 밝히는 일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 나도 조그만하게라도 후원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