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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 조직론으로 본 한국 자본주의의 본질적 위기 (우석훈,박권일)

15 JUL 2008

조직이 문제이다. 해법의 키워드는 협동진화

참으로 흥미로운 책이다.

한국 조직의 첫번째 위기에서 공감하는 바가 크다. IMF를 지나면서 이제 조직은 조직원을 보호하지 않는다.예전에 평생직장이고 뼈를 묻는다는 마음가짐이 있었지만, 이제는 안다. 조직이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승진 경쟁과 생존 경쟁에 돌입한다. 내부 경쟁이 심해지면 조직이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성을 높이는 방어 형태를 가진다. 그리고 결국 높은 수준의 개인 전략과 의태 매커니즘을 발동시킨다. 협동진화는 사라지고 고민은 깊어진다. 인센티브를 더 많이 받는다고, "그 사람이 일을 더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나도 열심히 해야지"라고 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조직은 "왜 열심히 일할 것인가"를 구성원에게 설명해야 한다.

한국사회의 가장 큰 변화가 비 정규직이 늘어나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조직에서 이익이 줄어들어 불가피하게 조정이 필요할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인원을 줄일 것인가. 월급을 줄일 것인가. 정답은 없겠지만 인간의 모습을 한 자본주의일 경우에는 "우리 다 같이 살고 다 같이 죽는다."가 멋진 말이다. 그리고 외주를 하는 경우에도 과연 생산성이 좋은가는 여전히 이슈이다. 내부 조직원일 경우의 숙련도가 외부 외주원의 숙련도와는 많은 차이가나고 결국 어떤 부분을 내부로 하고 어떤 부분을 외부로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현재 한국사회는 급격하게 한 쪽으로 가고 있다. 시행 착오를 한 후 다시 돌아올 것이다.

오랫동안 중소기업을 다녔지만 자부심을 가지고 다녔는데, 중소기업이 영세기업의 다른 말로 사용된다는 것에 약간의 충격을 받았다. 산업현장에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지만, 한국의 대기업은 소위 신뢰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다 같이 사는 사회인데, 잇몸이 없으면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역시 정부에 의한 규제로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의 비지니스는 크게 두가지다. 골프와 주지육림. 나도 우리기업에서 접대비 좀 적게 사용하고사원복지로 돌리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 적이 있다. 이 돈으로 여성 조직원들에게 보조를 하고 한다면 정말 끝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마초 문화 좋은 점도 있지만 여성과 함께 하는 것이 생산성도 좋고 창의적이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의 격차 부분에 있어서는 정말 답을 찾을 수가 없다. 지방으로 내려가는 기업에 법인세를 안 내도록 하든지 무슨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 공기업도 지방으로 내려보내고 하는데, 이것 끝까지 잘 되어야 한다. 지방 출신으로 수도권에 있어서 느끼는 일인데, 서울 출신들의 생각은 너무나 단순하다. 서울과 시골 단 두개 뿐이다. 전남 목포와 경남 통영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것은 커녕 왜 알아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그기에다가 롯데 백화점이 부산 가서 결국 돈을 서울에 집중 시키지, 수많은 이마트가 지방의 상권을 붕괴시키고 돈은 서울도 가져온다.

삼성전자에 대해서 삼성전자가 나름대로 승승장구하고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데,조직론에서는 현대자동차에 비해 뒤처지고, 공무원 조직에 비해서도 비효율적이고 위기에 위험한 조직으로 나와있다. 올해부터 위기가 시작되는데 삼성전자의 대처에 관심이 간다. 작가의 한국 사회를 사랑하고 한국 사회가 이렇게 갔야한다는 방향을 제시하고자, 현재의 상태를 비관적으로 묘사한 것 같다. 낙관적일 수는 없겠지만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똑똑한 사람들이고, 하나를 더 얻으려다가는 공멸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하나씩 양보하며 협동진화의 모습으로 갈 것이라고 본다. 우리는 공동체 문화를 지녀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 남미처럼 되지 않기를 바란다.

작가가 이 책을 절판시키고 새로운 제목으로 조직론에 대한 책을 낸다고 하니 흥미롭다. 

 

8 DEC 2015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지금 보니 마지막에 쓴 삼성전자에 대한 위험성은 현재까지 맞지 않나 보다. 이 후로도 삼성전자는 더욱 잘 나가고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이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이 주장하는 내용은 대부분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성적인 협동진화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