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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한국 근대사 산책 1 - 강준만

28 AUG 2010

 한국 근대사 산책은 천주교로부터 시작한다. 서학과 천주교가 종교와 학문이 별도로 분리되지 않고, 한 몸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 어쩌면 조선의 비극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천주교의 도입과 천주교의 박해가 있었던 정조조와 순조1년의 박해가 저자에게는 강력하게 인상을 주었는 것으로 보인다. 즉 근대의 조선의 비극의 잉태가 천주교를 정치적인 사건으로 박해하여 남인에게 정치적인 탄압을 주는 사건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1권의 시작은 천주교이지만, 끝은 갑신정변으로 끝낸다. 갑신정변까지의 조선이라는 나라를 볼 때, 자주 독립국이라고 말할 수 없는 청국의 종속적인 속국이라는 내용을 알 수 있다. 서방인 외국(예로 미국)에서 자주 독립국으로 인정해주어 조약을 체결하여 주었지만, 속내는 청나라의 간섭 없이 조선에게 이익을 구하려고 한 것일 것이다.

 

 조선 후반기의 개화 세력이 주요 선진국으로 모델을 잡은 곳이 일본과 미국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도 참관단을 보내고, 미국에도 보내고, 청국에도 보내기도 하지만, 지리적인 잇점과 동양인의 정서 등으로 일본에서 많은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인물이 후쿠자와 유키치에 대한 내용일 것이다. 그가 게이오 대학의 전신으로 생각되는 게이오 의숙을 운영한 일본의 교육가이고 메이지유신 이후의 서양 사상을 소개하는 학자였다. 하지만 조선의 입장에서 볼 때는 정한론을 주장한 결코 좋아할 수 없는 사상가였다. 갑신정변의 많은 분들이 후쿠자와 유키치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뭔가 음모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개인적인 독자의 생각에서는 김옥균 같은 사람이 바보가 아닌데, 뒤의 음흉한 음모를 모르고 속았다는 것은 잘 이해하기 어렵다는 느낌과, 후쿠자와 이분에게 지나치게 많은 역할을 부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해 본다.

 

 이 책에서 아쉬운 것은 주류 정치지도자인 세력들의 내용을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고종과 흥선군 그리고 명성황후에 대한 그들의 세력과 정치적인 결정 내용이 그 시대에 중요한 부분으로 보여지는데,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역사는 옛날 이야기만은 아니다. 구한말의 역사가 6자 협상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대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고, 역사 속의 인물과 환경과 사건들이 또 유사하게 현대에도 발생하고 있다. 강준만 교수가 이러한 점에 대해서 자기 의견을 밝히고 있고, 그의 의견을 듣는 부분은 참 재미있는 부분이다.

 

 

 머리말에 조선의 개화기가 우울하다고 미리 경고를 받았다. 자위하지도 말고 자학하지도 말고, 객관적이고 쿨하자는 말에 동의하지만, 우울한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서세동점이라는 시대를 표현하는 말이 있듯이, 청나라는 서세에 계속 깨지고 있는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상국임을 알 수 있다.

16 FEB 2021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우리나라 즉 조선이 세도정치가 없었다면 일본에게 국권침탈을 당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대부분의 역사적 기점을 순조 1년이다. 신유박해는 사건의 일부이고 실제로는 어린 왕이 신하에게 이용당하는 암군이 되는 시점일 것이다. 암울한 100년의 역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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