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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기 (목수정)

12 JUL 2009

 

틀을 깨고 사는 이야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다. 어쩌면 철이 덜 든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순수한 영혼같아, 매우 맑다.

 

 프로롤그부터 심상치 않다. "모든 이야기는 국경을 넘으며 시작되었다" 어쩌면 한국에서 평범한 삶을 (물론 보통 이상의 아름다운 삶을 살았다고 생각되지만) 살았을 그녀가 프랑스 파리로 간 것은 그녀 자신에게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었다. 프랑스라고 절대 천국이고 이상향일 수는 없지만, 그래도 비교적 철학과 인문 예술이 발달한 지역일 것이다. 어쩌면 이미 토양이 충분한 그녀에게 파리에서의 생활은 그녀의 소양이 잘 자랄 수 있는 영양분을 준 것이었을 것이다. 프랑스 8대학의 기억과 베이비시터의 재미있는 추억등이 흥미로왔다. 그리고 그녀의 삐딱함. 파리의 남쪽이 부촌이고 북쪽이 빈촌인가 보다. 빈촌을 고집하기 쉽지 않을텐데, 삐딱함이 이곳 저곳에 나타난다.

 

 여기에 나오는 목수정씨의 사진을 보면 미인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녀의 딸 칼리도 귀엽다. 지금 사진은 더 커서 더 귀여울 것 같은데 ... 육아에 대한 부분은 크게 나오지 않지만, 그녀의 자유로운 결혼관과 뭐라 말하기 힘든 그녀의 연대인인 칼리의 아빠 회안과는 문화적 갈등과 남녀 가치관의 갈등은 읽으면서도 재미있다. 일단 결혼관에 대해서 프랑스 방식은 아직 이해하기 힘들다. 사실 정확하게 모른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어쨌던 결혼이라는 방법대신에 새로운 방법이 대신하고 있어 보인다. 그리고 육아 방식이나 가사 노동의 견해차는 그나마 프랑스인이여서 나은 부분도 있어 보인다. 어쨌던 갈등을 묘사하고, 그 갈등을 읽는 것이 참 재미있다.

 (파리에서의 여행사 근무 이야기가 잠깐 나오는데, 우리나라 지방 의원들 정말 문제 많다. 아 쪽팔린다.)

 

 어머니와의 갈등 부분이 있었는데, 글에서는 가급적 피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리고 한국인이 외국인과 결혼한 한국 여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직 호의적이는 않지만 나이 드신 분들의 시각과 젊은 분들간의 차이는 존재하고 젊은 사람들이 훨씬 호의적인 것을 보면 시각이 변하고 있다.

 

 좌파 정당 이야기는 짧지만 시사해주는 부분이 있다. 현재 정당 구조 중에서는 미혼모가 의식하지 않을 정도로 가장 자유로운 정당이지만, 좌파 정당 자체에서의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일심회 사건으로 시작되어 계파 갈등과 계파 갈등끝에 당이 분당되는 사건에 도달하게 된다. 특히 이분이 속하지 않는 반대편인 현 민주노동당에 소위 종북주의와 좌파 정당안에서의 권위주의에 대한 비판에 대한 내용이 있다.

 

 사실 이분은 문화 정책을 하고자 했던 분인데 정말 리뷰에서 문화 이야기를 잘 하지 못했다. 내가 재미있게 봤지만 아무도 알지 못하는 <라이방>의 언급이 있었다. 그리고 이 분의 글을 읽으면서 우석훈,박노자 이런 분들이 연상되었다.

 

 마지막으로 안타까운 것은 이분이 한국을 떠나 다시 파리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물론 파리에서도 할 일이 많겠지만 한국에서 더 할일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언젠가 돌아와서 또 하고 싶은 일을 할 것이고, 그곳에서도 활동적이였으면 좋겠다. 정말 재미있는 책이었다.
 

 

 

2 JAN 2017

 

이 책을 읽은 이후에도 기사를 통해 목수정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 이후에도 많은 책들이 발간되었다. 읽으면 특유의 재미가 있을 것 같은데, 아직까지 읽지 않았다.

 

이제 10년 정도 시간이 지났으니, 그녀의 10년 지난 시간에 대해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