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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미안한 마음 (함민복)

JUN 4 2009

 

소박한 마음

 

시인의 쓴 산문이라서 그런지 매우 서정적이다. 산문조차 시와 같은 느낌이다. 배경으로 많은 그림이 있고 해서, 그림보는 재미도 읽는 재미도 있는 책이다. 책도 아기자기하게 이쁘게 만들었다.
 
 작가가 살고 있는 강화도도 이 책을 읽고 한번 가 보고 싶고, 고욤나무가 무엇인지도 인터넷을 통해 찾아 보았다. 감나무와 비슷하다고 한다. 예전 우리집에 감나무가 있었는데, 어린시절의 감나무가 떠 오른다.
 
 함 시인은 충청도 출신이고 현재는 강화도에 살고 있다. 책을 보면 가족에 대한 내용도 나오고, 어린 시절의 추억에 대해 나온다. TV 안테나를 보고 텔레비젼이라고 생각했던 에피소드도 재미있고, 얼음을 깨고 고기도 잡고, 어쩌면 눈이 내린날 토끼를 잡으러다리고 그랬던 순박한 시골 어린이의 모습이 나온다.
 시인은 가난하지만, 재미있게 사는 것 같다. 낚시 배의 조수도 하고, 동네 사람들과 석양주도 마시고, 자연과 바다를 접하면서 유유자적하게 살아가고 있다. 돈이 많아 부자인 것 보다 마음이 넉넉해서 부자인 것이 최고이다.
 
 이 책은 각 장마다 시로 시작한다. 이 시들 중에서 책 날개에도 있는 시로 <긍정적인 밥>이라는 시가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책 값 8000원이면 싼 것 같기도 하고, 또 이중 10%가 시인에게 간다면 소금 한 됫박 될까 궁금하기도 하다. 하지만 배를 두드리게 해 주는 밥값 만큼, 머리를 맑게 해 주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27 JUN 2016

 

 

 

  긍정적인 밥

                                      함민복

시(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덮여 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