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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행복한 책읽기 - 김현

3 AUG 2010

 

 문학 평론가 김현의 일기 형식의 문학 비평 이야기이다. 1986년에 시작하여 1989년 말까지의 4년에 걸친 내용이다. 지금 보면 김현 선생님의 블로그라고 보면 될 듯하다.

 
 이 책에서 여러 문학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은 월시 평이 실렸던 부분이다. 월시 평을 통해 한 달의 시의 흐름과 시의 내용을 알아볼 수 있어 시에 대해서 잘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개인적으로 1986년에서 1989년의 시기는 나의 대학 시절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나에게는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었고, 이 시절을 인생의 선배이자 평론가는 어떻게 평가하냐도 개인적으로 궁금했었다. 또한 이 시기는 변혁의 시기였고, 629로 일컬어지는 민주화운동의 격변의 시기였다. 김현의 일기에서는 이 내용들이 아주 조용하게 지나고 있다. 김주영의 419에서의 흥분을 전혀 느낄 수가 없다. 하지만 그가 비평하는 문학의 내용이 많이 그 시점을 중심으로 해서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비평은 들뜨지 않고, 차분하다.

 
 많은 문학작품들 중에서, 그 시대를 통과하면서 이루어진 <태백산맥>에 대한 평가가 빠지지 않는다. 1부에 대한 평가는 매우 박하였지만, 2,3,4부를 거치면서 평가가 점점 좋아진다는 생각이다. 어쩌면 글 읽기에 둔감한 내가 이분하고 공감할 수 있는 유일한 공통점이 아닌가 한다.

 
 시에 대해서도 여러 시인의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원로인 고은 시인과, 김지하 시인, 황지우 시인 등에 대한 비평과, 젊은 시인인 이성복, 장정일에 대한 애정 어린 내용이 느껴진다. 황인숙 시인에 대해 너무 좋게 말해서 그 작품을 사서 보게끔 만들었다.

 
 이분의 4년동안의 일기를 보면서, 시에서의 죽음에 대한 내용을 많이 느낄 수가 있었다. 문학이란 것이 종교하고 비슷하고 결국 죽음에 대해서 어떻게 표현하는 가가 중요한 이슈로 보인다. 또한 근원적으로 어머니에 대한 내용 등.

 
 이 책은 읽는 것이 쉽지 않았다. 1년을 다시 읽은 적이 있고, 메모하면서 또한 찾아보면서 읽었다. 그리고 기형도 시인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 부분에서 슬픔이 몰려왔고, 작가의 마지막 일기에서 살아있다는 것이 슬프다는 느낌이었다.
 
 

3 FEB 2021

 

1980년대 후반에 평론을 책을 지금 읽는 것은 현재는 크게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때 그시절 살았던 사람이나, 문학평론가들에게만 의미 있는 책일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돌아가신 김현 선생보다 지금 내 나이가 더 많다는 것을 생각한다.

책에서는 노련한 평론의 냄새가 나지만 참 젊으셨구나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