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SEP 2009
상투적이고 진부한 사랑 타령이 가지는 힘
이 책을 읽다보면 너무나 익숙한 가사 탓에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주로 80년대 노래이고 간혹 70년대와 90년대의 노래 가사를 소개한다. 즐겁게 흥얼거리다 보면 책은 끝나간다. 그런데 뭘 읽었지 내용은 산으로 간다. 어쩌면 가벼운 노래책을 읽은 기분이다.
주로 장르로 발라드 형태의 가사를 분석하고 있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박건호,양인자,박주연,이영훈을 들 수 있다. 박건호씨는 곡을 수백편 쓰고 히트시켰다고 한다. 이분의 히트곡을 보면 장르,가수 엄청나다. 또 한분의 작가로는 양인자씨가 있는데, 이분은 조용필과 작업을 많이 하셨다. 그리고 그의 남편인 김희갑씨와 같이 작사,작곡하여 노래의 완성도를 높였다. 곡을 먼저쓰고 그 뒤에 가사를 넣는 방식보다는 작사후에 그것에 맞는 곡을 작곡하는 것이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런면에서 양인자씨는 좋은 환경에서 작업을 하신 것이다.
앞서 두분이 발라드로 가는 과도기의 작사가분이라면, 본격 발라드의 작사가는 박주연씨와 이영훈씨를 들 수 있다. 이영훈씨는 이문세씨와 작업을 하였고, 박주연씨는 여러 가수분들과 작업을 하였다.
70년대의 포크송 가사들이 구체적이지 않고 다분히 추상적인 것 같고, 80년대 발라드는 가사의 내용이 좀더 구체적인 것이 되고, 90년대에 가면 일상이 되어 버린다. 그런면에서 80년대의 가사가 완성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가사의 내용이 대부분 사랑 타령이고, 내용이 상투적이고 진부하다. 내용이 모두 당신을 사랑한다. 그러나 우리는 헤어졌다. 그래도 못 잊겠다. 가슴이 아프다. 이렇게 연결되는 가사 내용인 만큼 진부하고 상투적이다. 하지만 이런 진부하고 상투적인 가사가 힘을 갖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인간의 기억은 완전하지 않고, 결국 추상화를 하게 되는데, 이것과 유사하게 노래 말이 유사한 기능을 하고, 노래 말의 구체성으로 인해 더 힘을 갖는 것 같다.
맺음말 처럼 7080 콘서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일회성 혹은 향수로서 그칠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대중문화를 이끌어 낼 것인지 기대된다.
31 MAR 2017
추억과 상투성의 변주. 딱 어울리는 책 제목이다.
청춘은 가고, 추억만 남는구나. 1987년 철책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말이 생각난다.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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