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JUL 2009
허망한 아메리칸 드림
영화의 정확한 개봉시기가 아마 85년이 아닐까 한다. (영화 내용중에 85년을 맞이하는 TV화면이 나온다.) 어쨌던 당시 이 영화는 19금 영화였고 어린 마음에 잔뜩 기대를 가지고 영화를 보러 갔던 기억이 난다.
최인호의 단편 소설인 <깊고 푸른 밤>을 각색한 영화라고는 하지만, 당시 단편을 읽어 본 후에도 같은 내용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같은 주제이긴하다. 당시 최고의 인기 작가의 소설과 각본에 최고의 감독 배창호 최고의 배우 안성기 장미희 주연의 영화이다.
안성기가 연기한 미스터 백이라는 인물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전형적인 인물이다. 한국에는 자기의 아이를 가진 부인이 있지만, 시민권을 얻기 위하여 돈을 주고 장미희인 제인과 결혼을 한다. 하지만 세상일은 뜻대로 되지 않고, 아메리칸 드림은 아무나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인이 이야기한다. 미국에 가면 매일 롱 드레스를 입고 파티를 하는 줄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가 도착한 곳은 텍사스 들판이었다고 한다. 남편이 출근한 후 볼 수 있는 것은 모래 바람이 부는 사막같은 들판이었을 것이다.
어린 마음에 영화를 보고 난 후 충격을 받은 것 같다. 영화가 기억이 나는 것이 미국이라는 곳이 좋은 곳만은 아니구나란 것이 각인되었던 것 같다. 미국으로 이민간 나의 친구는 매일 디즈니랜드에 가는 줄 알았는데 아니구나 생각을 했다.
결론으로 1980년대에 볼 수 있는 수작중의 하나라고 생각이 들고, 특히 아메리칸 드림의 허망함을 잘 그린 좋은 영화이다. 물론 내가 볼 정도였이니 흥행도 성공했을 것이다.
6 DEC 2016
1985년에 비해 이미 30년이 훨씬 지난 지금 보면 우리나라가 미국에 비해 아직은 경제 수준이 미흡하지만 미국을 막연하게 꿈꾸는 세상이 된 것 같은 것은 아니다. 아직 아메리칸 드림이 남아있고, 가장 큰 단일 시장인 미국에서 성공하는 것이 최고의 성공이지만 무작정 날아가지 않아도 되는 수준은 되었다.
위의 내 친구 이야기를 했는데, 최근에 연락이 닿아 만나게 되었다. 최근이라고 하지만 이미 몇년의 세월이 지나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의 미국 이민 생활 내용을 들었을 때, 참 눈물나는 이야기였다. 청소년 시기를 그렇게 슬프게 보냈다고 생각하니 참 안타까운 일이다. 80년대의 이민 이야기와 이민 1.5세의 이야기를 한번 소설로 찾아 읽어봐야 하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이 영화는 그때 보여주지 못했던 선정적인 내용이 있다. 물론 그래서 보게 된 것이다. 하지만 큰 내용은 어메리칸 드림이 허망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어린 나이에 충격이였지만 참 괜찮게 만든 영화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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