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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옛집기행: 이 땅의 마지막 서민옛집 보고서 (이용한 저/심병우,이용한 사진)

3 MAY 2009

문학적 감성으로 본 서민옛집

 이 책은 건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는 책이 아니다. 옛날 집에 대해 구조와 쓰임새를 보려면 이 책이 아니라 다른 책을 봐야 할 것 같다. 이 책에 그런 내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은 사라져가고 있는 우리 옛집에 대한 애정이 담뿍 담겨있는 옛집을 사랑하는 감성을 가득 담은 아름다운 책이다. 글과 함께 많은 사진이 있어 이 책을 보면 눈이 즐거울 것이다.

 현재에 있어서 가장 한국적인 주거 공간이 뭐냐고 하면, 세계에서도 우리나라에 가장 발달한 아파트가 현재의 우리를 대변하는 가장 한국적인 주거 형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불과 30~40년 전에는 그것이 주로 초가집이라는 예전의 주거 형태라고 할 것이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흔히 한국의 주택하면 기와집을 떠올리게 되는데, 기와집은 양반 혹은 있는 사람들의 집이고, 초가집이 바로 서민의 집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지붕의 재료에 따라 집을 구분하는 것과, 벽체를 어떤 재료로 사용하는 것과, 집의 구조 등 많은 부분을 다룬다. 하지만 집의 재료가 결정되는 것은 주변에서 손 쉽게 구할 수 있느냐에 따라 나오고, 집안의 구조 또한 기후나 용도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 형태의 집 모양이 나오지만 대부분이 자연 친화적이고 소박했다는 것이다. 또한 집에서 사용되는 여러 기구 도구들에 대해서도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 돌너와집을 보는 순간, 아 멋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사실 살아보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돌너와를 바깥에서 보는 것은 멋이 있었다. 또 돌너와 아래에서 사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돌너와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집은 나무너와집이었다. 꽤 괜찮은 모양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타 굴똑(용어가 있는데 ...)과 정낭(화장실)의 여러 모양들이 흥미로왔다.

 초가삼간이 내가 태어나고 자난 곳이었는데, 정말 일(一)자형에 가운데 안방 좌우로 부엌과 작은방이 있는 구조였는데, 초가집에 대한 기억은 없다. 지붕 계량을 해서 기와집이었다. 그 집 구조로 이 책에 나오는 여러 것들에 대한 이해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그런 경험이 없는 젊은이들이 책을 읽는 다면 많은 용어에서 어려움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옛날 집을 소개하는 기행 감상문이다. 그리고 많은 사진이 있어, 책을 보고도 그곳을 가본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댓돌에 있는 고무신을 보니 예전 생각이 나는 책이다.

 

 

18 APR 2016

서민의 집은 기와집이 아니라 초가집이라는 말을 다시 한번 생각나게 한다. 그래서 주변에 있는 재료로 집을 지을 수 밖에 없다. 재료에 있어서 자연 친화적이다.  하지만 반대로는 자주 갈아 주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내가 태어난 집은 초가집이었다. 앞서 말한 초가집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다. 소위 새마을 운동 때 지붕 개량이 이루어져 기와로 바꾸었다. 하지만 표지에 나오는 우측 집과 비슷하다. 그냥 추운 집으로 기억된다.

이제 옛집을 보려면 어딘가를 찾아가야 한다. 우리 서민 집이 내가 생각하기에는 주거에 편한 집은 아니었다. 그냥 비와 이슬 정도를 피하고, 온돌을 이용하여 난방을 할 수 있는 정도이다. 그래서 옛집을 기억하는 것은 추억이지 다시 살 수는 없을 것이다. 대신에 아파트의 천편일률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이쁘고 아름다운 한국적인 집을 지워 만드는 것은 필요해 보인다. 한옥 붐이 불고도 있고, 목조 주택에 대한 열기도 있다. 아직 어떤 형태가 유행이 아니라 잘 거주할 수 있는 한국형 주택인지는 모르겠다. 갈수록 여유가 생기면 다양한 형태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 이질적이지 않고 자연과 함께하는 그런 집이 필요하다. 그것을 전통적인 서민 가옥을 통해 한번 본다. 그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