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JUL 2010
사실 소설 하나 읽고 재일 한국인의 문제점을 이해했다고 생각하면 엄청 오산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 읽고 몇 가지 의문점이 풀린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그전에 고민했던 재일 한국인들의 근본에 대한 갈등에 대해서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 주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디아스포라와 차별에 대한 이야기이고, 또 나아가서는 근본과 결국 국민과 국가를 극복하는 이야기인 것이다.
여기 주인공이 재일 조선인이다. 물론 이 주인공은 일본에서 태어나고 일본이라는 국가를 한국 여행을 한번 한 그런 일본 사람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조선이라는 외국인 신분이고, 초중학교를 민족학교라고 불리는 조총련계 학교를 다녔다.
북한 국적을 가지고 어디 여행을 한다는 것은 실제적으로 쉽지 않다. 일본에서만 살면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당장 하와이라도 가려면 북한보다는 한국 국적이 쉬운 것이 사실일 것이다. 그리고 일본으로 귀화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는 아버지의 결심으로, 북한 국적을 버리고 좀 더 편리한 한국 국적으로 바꾼다. 일본으로 귀화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또 다른 문제일 것이다. 물론 같은 조선인(한국인)이긴 하지만 국적 변경과 일본 고등학교의 진학은 같은 친구들인 재일조선인과 민족학교 교사들에게는 배신인 것일 것이다. 그래서 왕따를 당하는 것이다. 뭐 사람이 바뀐 것은 하나도 없고, 별로 상관없는 국적 하나 바꾸었을 뿐인데, 세상 너무 차별하는 것이 아닌가 쉽다. 미국 국적으로 살 수도 있고, 노르웨이 국적으로 살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언젠가는 바꾸겠다는 결심을 해 보겠지만,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여기 주인공은 아버지의 권투 선수 실력을 이어받은 훌륭한 몸의 소유자이고, 그래서 학교에서 짱으로 통하는 외톨이이다. 주인공이 강력한 무력으로 주변을 물리칠 수 있지만, 허약하거나 중간 정도만 같더라도 뭔가 다른 수를 사용했어야 할 것이고, 이 소설 완전 우울 모드로 갔을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이 세니까 우울한 정도가 많이 완화되고 명랑 모드로 갈 수 있다.
분자생물학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사실 혈통이니, 조상이니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한다. 단지 국가와 민족 인종은 사회가 만든 편견에 기초한 것이지 과학적인 의미가 있을 것이 없다. 특히 재일 조선인의 경우 말과 생각이 일본인과 다를 것이 없을 뿐만 아니라, 생김새까지 똑 같은데 민족에 의한 차별이라니 21세기에 가당한 이야기인가 생각을 해 본다. 하지만 이 사실이 현재 일본에서 벌어지는 일이고, 그 사실을 잘 이야기해주는 소설이라고 본다.
가볍게 일본 소설 하나 읽어려고 했는데, 센 것이 걸렸다. 좋은 소설이다.
30 DEC 2020
저자의 자전적 소설이다.
연애소설이지만, 읽는 이의 마음에 따라 존재 이유의 설명으로 읽혀진다.
조선인 3세,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일본어밖에 모르지만 정체성은 한국인.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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