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JUN 2010
지방 출신인 나는 서울 출신들의 사람들을 볼 때마다 약간의 열등감이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정서를 같이 나누지 못하는 안타까움일 수 있다. 살다 보니 사람들을 출신에 따라 선입감을 가지게 되는데, 특히 가장 젠틀하고 깍쟁이라고 생각한 부류가 강남에 있던 고등학교를 나온 친구들일 것이다. 하지만 순수하게 강북 북촌 토박이는 잘 알지 못하고 있는데, 이영미 씨가 제대로 된 강북 북촌 토박이일 것이다.
전작인 <흥남부두의 금순이는 어디로 갔을까>와 비슷하면서도 많은 부분에서 힘을 빼서 부드럽게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소개되는 노래도 많이 줄인 느낌이며, 국민 가수라고 불리우는 80년대의 조용필에 대한 언급조차 없이, 과감하게 중요한 이야기만 한 것 같다. 그리고 90년대 이후에 대해서도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개인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있어 훨씬 풍성한 느낌이다. 그리고 정태춘에 대한 무한한 신뢰에 대해서도 여전히 느껴진다.
몇가지로 이 책의 내용을 나름대로 다시 정리해보자면, 50년대와 60년대의 경우에는 미국 모방이 극심한 시대였고, 사실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시기였나 보다. 그리고 미국을 꿈꾸는 서울이 주요 부분이 아니었나 한다.
70년대와 80년대에는 이미 산업화된 청년들이 나타나서 좀 더 세련된 포크 세대가 있는가 하며, 대학 문화인 종로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식민지 시대의 북촌과 남촌에 대한 구분도 재미있지만, 종로와 명동의 차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나 같은 촌놈의 경우에는 그곳이 그곳인데 역시 다른가 보다.
70년대의 산업화에 의한 노동자의 문제를 빠지지 않고 이야기한다. 화려한 서울 이면에는 영등포역으로 대변되는 노동자들의 아픔이 있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처음 서울에 도착한 것은 영등포역이었고, 그곳에서 친척분이 사는 광명시로 간 적이 있었다. 80년대 초였을 것이다.
90년대에 들어와서는 이제 강남과 강북의 문화로 바뀌여서 대변되고, 강남의 아이들은 아파트의 아이들이고 또 다른 문화를 지닌 세대들이다. 개인적으로는 한때 예술은 전당이 지어지고 있는 서초동에서도 일부 살았고, 개포동에서도 일부 살았지만, 역시 서울은 낯선 곳이다. 특히 나 같은 경우에는 한강을 건너 북으로 간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여기에 추천한 가요114 사이트에 들어가면 옛 노래를 들어 볼 수 있다. 책과 음원을 같이 들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노래를 들으면서 난 참 편향적이구나 생각을 해 보았다. 예전 노래는 막걸리판에서 주로 불렀던 노래여서 익숙하기는 하지만 즐기지는 않았고, 70년대에 와서야 안심이구나 하면서 즐겁게 노래를 즐길 수가 있었다. 다시 90년대 이후에 가서 힙합 등의 노래에서 나하고는 안 맞는구나 생각을 해 보았다.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도 좋지만 <한계령>과 <북한강에서>가 참 정서에 맞는 노래이구나 생각해본다.
11 NOV 2020
역사에 대한 여러가지의 관점이 있다. 그것을 이제는 문화사로 많이 접근을 한다.
이중 대중 음악을 가지고 접근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한국에서 대중음악으로 역사를 이야기하는 사람 중의 가장 대가는 이영미가 아닌가 생각한다.
진보적이고 대중적이다.
이제 유튜브도 있으니 책을 읽으면서 노래를 즐기고 역사를 이해하면 될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 이영미의 신작을 찾아보았다. 또 읽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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