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NOV 2009
10편의 다양한 SF 단편들
한국 SF를 이끄는 젊은 작가 10인의 SF 단편선이다.
작가 10인의 단편이라서 그런지 주제가 모아지지 않고, 공통점이 SF란 것이란 것이 조금 아쉽니다. 하지만 또 10인 10색으로 10가지 맛을 각각 즐길 수 있어 위안으로 삼아본다.
열편의 작품 중 표제작인 <U,ROBOT>의 경우는, 언제 그런 시대가 올 지 모르겠지만, 로봇이 생각이란 것을 할 수 있게 정체성을 알게 된다면,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류의 영화와 소설은 많았겠지만 곧 다가올 시대에 대해 미리 윤리적인 준비가 한번 더 생각해 볼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박시은 특급을 보면서 연구원의 모습이 왜곡되고 있구나 생각을 해 보았고, 연구원이 맨날 골방에 밖혀 연구하는 모습을 소설이나 영화에서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는 느낌이다. 또 오타쿠만냥 편집증에 사로잡혀 있는 모습이다니. 하지만 여기의 주인공이 박시은을 좋아하고, 나도 박시은을 좋아하고, 또 그 단편 드라마 본 것 같은 기억이 나기 때문에 공감을 가지고 읽었다. 뭐 아주 멋있는 첫 교신은 아니지만, 나쁘지도 않은 교신이었다. 책에서도 나오지 않나, 다른 첫 단어들도 별거 없었다고.
무기여 잘 가거라, 소재가 정말 재미 있긴 한데, 이 작가 틀림없이 남자 작가 일 것이라고 확신하였다. 여자 작가라면 여자 입장에서 이렇게 끔찍한 내용을 소재로 잡을 것 같지는 않다. 남성이 가지는 판타지가 소설내에 묻어 나는 느낌이다.
다섯번째 감각, 소재가 역시 재미있는 작품이다. 자 미래에는 들을 수 없는 사람들이 대 다수이고, 혹 듣게 듣는 사람이 있으면 두려워서 잡아가두는 세상이다. 전반부에서 전개되는 내용이 호기심을 느끼게 하고 몰입하게 된다. 여러가지로 전개가 가능할 것 같다. 통제당하는 미래 사회의 암울함이라던지, 어려운 역경을 버티고 결국 남자 친구와의 로맨스, 마약인줄 알았던 음악에서 느끼는 황홀한 경험의 세계. 이 작품들에 이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
파라다이스, 망해 버린 지구의 느낌이 물씬 난다. 자극적이지도 않고 그냥 우울함이 느껴진다.
천사가 지나가는 시간, 막판 반전이었다. 인간이 로봇으로 위안 받을 수 있다면 그것이 로봇이면 무슨 상관이 있을까, 지금도 사이버 공간에서 위안을 받곤 하는데. 하지만 잠깐 마약 같은 것보다는 자기 성찰을 통한 장기적인 삶의 만족이 중요한 것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10편 제목을 보니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내용들이 대강 생각이 난다. 재미있는 소재, 재미있는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SF를 빼 버리며 완성도 있는 소설일까 잠깐 생각해본다.
30 MAY 2017
SF 소설이 좋은 소설이 될 수 있을까? 대부분 편견으로 세상을 보곤한다. 장르의 문제가 아니고 좋은 것은 좋은 것,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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