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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남과 북을 만든 라이벌 : 인물로 보는 남북현대사

12 SEP 2008

남과 북을 선택한 인물들을 통한 분단과 현대사 읽기

  이책은 재미있다. 남과 북의 분단시기의 주요 인물들을 여러분야(정,어,문,법,과,사,영,무)를 비교하면서 주요 인물의 일제 시대에서의 활동과 그 후 분단시기에 그들의 남과 북의 선택, 그 이후 국가 건설에 이바지 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이승만과 김일성의 비교를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인물들은 해방전에도 이 나라의 대표적인 엘리트들이었고, 해방후에 각 진영의 이데올로기에 맞게 국가를 건설한 사람들이다. 즉 각 분야의 주요 인물들의 일제 시대에서 해방후 1세대에 맞추어지고, 이 사람들을 통해 일제시대 및 해방 직후의 한국 현대사를 읽을 수 있다.

  역사에 가설이 없다고 하지만, 만일 우리가 통일 국가를 이루었다면 각 분야에서의 경쟁은 서로에게 발전을 주면서 서로 성장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이러한 점은 역시 역사의 아쉬움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재미있었던 라이벌들의 하나인 남쪽의 최현배와 북쪽의 김두봉은 언어 정책에 있어서는 주시경의 제자로 한글 전용, 가로 쓰기 부분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오히려 최현배의 라이벌로는 이희승이 되어야 하는데, 어쨌던 이 책은 남북의 거물들만을 비교하므로 이희승 보다는 최현배가 더 나았을 것이다.

  영화 분야에 있어서는 정말 재미있다. 이 분야의 라이벌은 신상옥과 김정일이 되어야 한다고 작가는 밝히고 있다. 이들이 진정한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지만, 윤봉촌과 문예봉의 이야기도 재미있다. 라이벌이라고 하기는 뭔가 억지가 있고, 남북 대표 인물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왜 한쪽은 남쪽에 남고, 한쪽은 북쪽으로 갔을까.(왜냐하면 서울이 대부분 중심이었다고 한다.) 여러가지 사정이 다 있겠지만, 사회주의를 택해 북쪽으로 갔고, 또 종교와 개인의 자유를 택해 남쪽에 남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정체성을 가지고 남과 북을 선택했다. 그 만큼 생각의 차이가 존재하였던 것이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남과 북의 주요 인물들이 개인의 흥망성쇠가 있었지만, 남노당 출신들이 한꺼번에 몰락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까지의 한계이자 또 다른 시도이겠지만, 아직도 남쪽 인물에 비해 북쪽 인물에 대한 자료등이 부족하다는 인상이다. 시간이 지나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

 결론으로 이 책은 각 분야의 주요 인물들을 통해서, 일제 시기(특히 1930,1940년대)에 대해 잘 알 수 있고, 해방 직후의 인물들의 각자의 선택(남,북) 그후 정부수립이 되는 1948년 전후의 남과북이 어떻게 기초를 다져나가는지 알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이 같은 분야이므로 일제시절부터 잘 아는 관계일 것이라고 짐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