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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인간에 대한 예의 (공지영)

30 APR 2008

공지영의 첫 소설집이라고 팍 찍혀있다.
나는 이분의 소설을 잘 읽고 있는데, 대중은 우호적이지 않다.

어쨌던 이 소설은 단편집이여서 여러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떤 부분들은 연결이 되고, 어떤 부분들은 연결이 되지 않았다.
특히 맨 처음 작품인 <사랑하는 당신께> 와 <잃어버린 보석> <손님>은 조금 다른 성격이다.

그외 단편들은 소위 후일담류의 소설이고,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기 이야기로 보인다. 이 소설에서 임수경의 오빠 임용준이 군대에서 의문사했고, <숲속의 방>의 영화의 각색을 했으며, 그의 첫번째 결혼 과정등을 알 수 있다.

가장 큰 부분은 부채의식일 것이다. 학생 운동을 하던 시기에 그 빛나고 빛나는 사람들이 90년대에 들어서면 그저 평범한 사람에 지나지 않고, 오히려 초라하다. 세상이 변화에 재빠르게 순응한 사람은 잘 살고 있지만, 순수하고 열정적이었던 사람들은 그냥 초라하게 살아가고 있다. 시인인 선배가 그렇고, 한때 사랑했던 운동권 선배는 골프 용품을 팔며 살아간다. 어쩌면 그들 때문에 다른 세상이 왔는데, 세상은 공평하지 않고, 그들을 배려하지 않는다.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킨 사람은 오히려 무시당한다.

두번째는 작가의 안락함에 대한 갈등일 것이다. 서울에서 좋은 환경에서 잘 살아온 작가로서는 위장 취업을 하기위해 고행하는 과정등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 부분에서 나는 시도조차 못해 봐서 존경스럽다.) 작가가 살아 온 시대가 학생이면 누구나 돌을 들고 구호를 외쳐야 하는 시기였지만, 그것을 실행하기는 너무 어려운 것이다. 이러한 고민이 잘 나타난다. 또한 그것을 실행에 옮기고 한 작가는 존경스럽다. (그런일을 고민없이 잘 한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다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세번째는 여성작가로 보는 페미니즘일 것이다. 이책 전에 나왔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란 책을 내신 분이지만, 그녀가 여자로서 겪어야 했던 부분이 잘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년전인 1980년대 말이나 90년대 초반은 더더욱 그랬을 것이다.

단점으로 뽑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감상주의이다. 사실 후일담 소설이지만 치열함이나 비장함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신경숙의 노동 경험이 훨씬 쉽게 느껴진다. 엘리트 공주의 이야기로나 보인다면 너무 심한 말일까.

결론으로 공지영 작가의 초반 소설집으로 그 분의 고뇌와 삶이 반영된 소설이었다. 읽기 시작하여 쭉 읽었다. 재미도 있고, 특히 나의 80년대의 부채의식을 일께워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솔직한 작가의 마음을 볼 수 있었고, 80년대말의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

 

 

6 NOV 2015

공지영은 좋은 작가이다. 그리고 그녀의 첫 소설집인 이 소설에 작가로서 초년인 그녀의 이야기가 담겨져있다. 전에도 이야기헸지만 작품을 쓰는 가장 큰 동력은 소위 부채의식이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으로 이 땅의 민주화가 이루어졌고, 작가도 한 몫 하셨다. 그리고 페미니즘 시각으로서 이 소설을 볼 수 있었다.

추가로 "인간에 대한 예의" ,"여기 시대와 역사에 인간에 대해 예의를 지켰던 한 사람이 있다."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예의를 지키고 살아가긴 어렵겠지만, 배운 지식으로 대중을 호도하며 자신의 영달을 위해 살아가면 안 된다. 국정 교과서를 반대하며 잘 알면서도 국정 교과서를 지지하는 위선에 대해 미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