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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마린을 찾아서 (유용주)

23 MAR 2008

자기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성장소설

한겨레 신문에 연재된 "노동일기"가 단행본으로 엮어져 나왔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2002년 했던 프로젝트 이름이 아쿠아마린이였고 줄여서 "마린"이라고 불렀기에 책 제목에 끌려 구입했던 것을 이제야 읽게 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하고, 슬펐다. 비록 70년대의 일이지만 지금도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고 해서이다. 과거의 우리 나라가 슬프고 소년 용주가 가슴 아팠다.

용주네 가족이 다 그러했겠지만, 용주는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를 마치고, 노동일을 하게된다. (만 12세에는 노동이 금지되어야 하겠지만) 사실상 첫번째 일하는 조성의 중국집에서 어린 나이에 과한 노동과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지 못한다. 그후 매번 어려울 때 매번 등장하는 누나의 도움으로 대전으로 옮겨 일을 하게된다. 대전에서 식당과 주류(술)상회, 제과공장등을 거치면서 지낸다. 결국 공부할 수 있다는 편지 하나에 서울로 옮긴 용주는, 다행히도 좋은 주인과 직원이 있는 보석세공일을 하게된다. 다행히 이곳에서 5년이란 편한 시절을 보내며, 검증고시 등을 준비할 수 있었다. 이때 본격적으로 청년으로 가는 통과의례를 경험한다.

마린이라고 불리우는 것은 성적 에너지이며, 어쩌면 주인공이 동경하는 대학생의 이미지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러한 힘은 결국 그를 현재의 모습에 안주하지 않고, 신분 상승을 꿈꾼다든지, 대학생이 되겠다던지, 멋진 시인이 되겠다던지의 동기를 주는 역할을 한다.

몇몇가지 문장에서는 말장난 같은 것을 즐기며, (예로 이리가고 전주가고) 또 그 현장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묘사할 수 없는, 그의 작업에 대한 정밀한 묘사등이 눈에 띈다. 남에게 들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여서 훨씬 느낌이 깊게 온다. 내용중에 "눈물 젖은 빵을 먹지 않은 자와는 인생을 논하지 마라."란 대목을 인용하는 구절이 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은 자의 진솔한 이야기이다.

이 사이 정치적인 사건인 육영수 여사의 죽음이라던지, 박정희 대통령의 죽음, 80년 봄에 대해서 나오지만, 대부분 그냥 지나가고, 이러한 사건들은 주인공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킹크림슨의 "Epitaph"를 한번 들어 봐야 겠다.

 

28 OCT 2015

개인의 체험으로 한 자전적 성장소설이어서 그런지, 소설이라기 보다는 사실을 표현한 것에 가깝다. 체험을 적었기에 감동적이다. 책을 읽는 동안 소년 용주가 겪는 고통을 같이 겪고 있는 느낌이었다. 마린은 가게 앞을 지나가는 여대생에게 붙여준 별칭이라고 한다. 위의 내가 쓴 문장을 다시 한번 적어본다. 마린이라고 불리우는 것은 성적 에너지이며, 주인공이 동경하는 대학생의 이미지일 수 있다.  이러한 힘이 그를 현재의 모습에 안주하지 않고, 대학생이 되겠다든지, 시인이 되겠다는 동기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