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경성 트로이카 (안재성)

junemustgo 2015. 10. 5. 19:00

4 JAN 2008

우리들을 위해 싸웠던 사람들

 이 책을 읽으면서 굉장히 객관적으로 소설을 읽으려고 노력을 하였다. 작가가 소설 주인공들을 미화할 수도 있어서 중립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고 계속 주의를 하면서 읽었다. 이런 부분은 작가도 노력했을 것이다. 그도 이렇게 밝히고 있다.
 "휴전선을 가운데 두고 엄청난 무력으로 북한과 직접 대치하고 있는 남한에 사는 한 사람의 작가로서 사회주의 역사의 한 부분을 긍정적으로 복원하는 일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해 보일 수 있었다."

  이효정 할머니의 이말은 가슴깊게 파고 든다. 거의 대부분의 의인들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지금 사람들은 다르게 생각할지 몰라도, 일제시대에는 사회주의가 진리였습니다. 민족해방의 길을 열어주고, 또 그것을 이해 끝까지 싸웠으니까요.처음에는 민족주의자들이 싸웠지만 나중에는 사회주의자들이 더 많았지요. 민족주의가 가장 많은 일을 한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사회주의도 많은 일을 했어요. 적어도 독립운동에서는 그랬어요. 나는 젊음을 사회주의운동에 바친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사회주의 운동을 하였던 경성 트로이카의 주역들인 이재유,김삼룡,이현상,이관술 중심의 이야기이며, 또 하나의 축으로 동덕여고를 나온 박진홍,이순금,이효정의 이야기이다. 30년대 당시에는 독립운동을 하는 진영이 분리되어 민족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으로 갈등을 겪으면서(해방후에도 겪지만) 분열하는 시기인 것으로 보인다.

 일제강점기에 광주학생운동이란 큰 운동이 있었고, 당시 학생들은 이 일을 계기로 하여 동맹 휴학등의 운동을 하고, 군사독재시절의 대학생처럼 노동 운동에 참여하게 된다. 주인공인 이재유는 감옥에서 나온 후, 동료 김삼룡과 이현상과 함께 조직을 만든다. 조직 이름은 경성 트로이카. ...

 1930년대에 경성지역에서의 혁명가들을 작가인 안재성씨가 살려내었다. 교과서에서 나오는 해방 이후의 간첩 김삼룡,이주하와 빨치산으로 유명한 이현상, 그리고 이름도 잘 모르고 묻혀 있었던 많은 혁명가들의 순수한 의지와 그들의 열정을 살려냈다. 결국 혁명가들은 실패했지만 그들의 평가는 훗날 또 달라질 것이다.

 가끔씩 생각하는 것인데, 순수한 것은 너무 약하다. 그들의 최후도 너무 안타깝고 또 역사상 평가도 좋지 않다. 과연 그들은 누구들 위하여 무엇을 하였는가를 생각하면 서럽고 눈물이 나기까지 한다.

 안재성씨는 이후 "이현상 평전" 및 "이관술"이란 두 사람의 전기를 쓴다. 이현상 평전은 곧 읽어 볼 생각이다.

 
 
인터넷을 통하여 이효정씨의 시를 찾아냈다. Ohmynews의 김성복 시민기자님이 만나서 기사를 올려주셨다.

그 중 하나를 이페이지에 남겨 본다.

 

序 詩

詩가 아니라도 좋다
노래가 아니라도 좋다

나의 넋두리
나의 하소연
나의 노래
슬플 때나 기쁠 때나
나 혼자 부르는
나의 노래

풀피리 속에서
흐르는 노래

 

 

 

30년대의 독립운동은 민족주의자가 아니라 사회주의자가 했다고 한다. 1930년 경성의 댄스홀이 허해지고, 모던 걸 모던 보이가 나올 무렵, 한편에서는 사회 운동가와 동덕 여고 학생과의 만남이 시작된다. (개인적으로 박진홍씨는 뜨거운 인생을 살다간 것 처럼 보인다.) 드라마틱 하지 않고 30년대를 묘사하는 그런 소설이었던 것 같다.

2015년 지금에 와서도 1930년대 활동했던 사회주의자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두렵다. 주인공중에 생존하신 한분이 30년대의 독립운동은 민족주의자가 아니라 사회주의자가 했다고 한다. 1930년 경성의 댄스홀이 허해지고, 모던 걸 모던 보이가 나올 무렵, 한편에서는 사회 운동가와 동덕 여고 학생과의 만남이 시작된다. (개인적으로 박진홍씨는 뜨거운 인생을 살다간 것 처럼 보인다.) 드라마틱 하지 않고 30년대를 묘사하는 그런 소설이었던 것 같다.

 

감옥에서 재회한 동덕여고 친구 이효정과 박진홍. (사진=서대문형무소역사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