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이기호)
15 DEC 2005
별난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아 재미있다. 단편을 잘 읽지 않는데, 짧은 내용에 생각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서, 다음 호흡으로 가기에는 쉼이 필요하다. 이 책은 21세기 단편 소설이다. 작가 후기에 이번에는 작정하고 내 이야기들을 좀 써보았습니다.라고 한다. 원주 출신의 72년생의 작품이란 말인가. 나쁜 소설에서 윤대녕의 소설이 나온다. 윤대녕의 소설이 보헤미안의 정서를 접근하는 고급스러움이 있을까. 난 "은어 낚시 통신"을 읽어 보지 못해 내용을 알 수 없지만 우연히 한권 읽어 본 "사슴벌레여자"에서 보면 우아하고 품위스러운 커피 한잔과, 배경에는 째즈 선율이 깔리는 환경에서 책을 읽어 볼 만 하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궁상스럽다. 흙을 먹거나,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거나 이런 식으로 궁상스럽게 살아 간다. 386이후 세대의 작품인데도, 군데 군데 풍자가 역사에 대한 부분을 스치고 지나간다. 625때 좌익으로 금의환향하신 이모부는 결국 세력이 역전되어 그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고, 친척들의 외면으로 그 막내 아들은 죽고 만다. 남북냉전 시대에 집안에 벙커를 준비하고, 북의 공습이 잘못 알려진 날 벙커로 들어가서 6개월이상 지내고, 또 시간이 지나서 땅굴 조사단에 잡히는 둥, 남북냉전에 대해서 스쳐지나간다.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심각하지 않다. 어쨌던 궁상스럽고 보잘 것 없는 주인공들이지만, 시종 유쾌하다. 어쩌면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보는 것 같다. 다음 작품에서 좀 더 과감하고 재미있는 작품이 나오길 은근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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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SEP 2015
참 재기발랄한 소설가로 기억된다. 이후에 장편 "사과는 잘해요"를 읽었던 것 같다. 오늘 생각난 김에 이 소설가의 다른 책을 하나 읽어야 하겠다는 생각이다.
잠시 회고하기 위해 들린 사이트에서 이 책의 인기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김영하 작가의 팟캐스트에서 소개된 이 소설을 보고 읽은 모양이다. 나는 책을 읽었으므로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김영하 작가의 팟캐스트를 한번 들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