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과 일본의 근대 - 최경옥
18 JUL 2010
번역과 일본 근대의 간결한 책이다.
일본도 막부 시절에는 국경을 단절하는 쇄국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었지만, 지식인들의 생각이 양이론에서 서구 문명을 수용하자는 개국론으로 전행하고 있었다. 일본의 근대화의 기본 사상이 부국강병이고, 내용적으로는 화혼양재(和魂洋才)였다. 즉 일본의 기본 정신을 바탕으로 사양의 도구를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번역과 조어의 모임으로 메이로쿠샤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그 모임의 잡지인 메오로쿠잣시를 통해서 활동이 이루어진다. 이 모임이 민권론과 국권론으로 나누어져 대립 및 발전을 하게 된다. 번역에 있어서도 같은 입장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고, 민권론자의 경우에는 번역을 할 경우 전통과 갈등할 수 있는 다소 무모한 개념을 사용한다는 편이고, 국권론자의 경우에는 전통 유학 및 국학 사상과 타협하는 방식으로 일본의 계몽주의에 어울리는 사고로 재구성하는 번역 방식을 강조하게 된다. 결국 국권론자의 승리이다.
이 책에서는 몇가지 구체적인 단어를 통하여 신조어의 탄생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사회(social) 자유(liberty, freedom) 권리(right) 자연(nature) 개인(individual) 사진(photograph) , 활동사진, 민본주의 등에 대한 내용이 소개된다. 신조어를 만드는 과정에서 특히 한자를 이용하여 신조어를 만들려고 했어며, 어떤 경우에는 기존의 있는 단어가 뜻이 변용되어 사용되기도 하고, 또 바뀌는 경우가 생긴다. 여러 신조어가 생기지만 이것이 다른 신조어와 경쟁하기도 하여, 십수 년이 지나면 안정적으로 정착되는 과정을 보인다.
일본의 근대를 여러가지 방면에서 봐야겠지만, 서양의 책들이 어떤 식으로 번역되어 일본 사상에 어떻게 투영되었는 지를 아는 것이 흥미롭다. 또한 이런 식의 번역과 신조어가 결국 문화의 역전 현상으로, 청일전쟁 이전에서는 중국에서의 일본으로의 문화의 흐름이 생기지만, 이후에는 일본의 조어가 수입되는 현상이 생긴다고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단어들도 마찬가지로 이 당시의 신조어가 수입된 것일 것이다. 어쨌든 일본 근대를 이해하는 하나의 키워드는 번역일 것이다.
29 DEC 2020
간결하지만 핵심을 잘 닮은 책으로 보인다.
국권론자의 승리이고, 이것이 우리 한국에서의 현대어에도 영향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