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는 일 - 전성태
20 JUN 2010
서영인의 해설을 읽다 보니 <상주 노릇>이라는 단어가 잡힌다. 이 소설의 일부분은 광주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상주 노릇을 하는 소설이다. 비록 스쳐 지나가고 주제가 되지는 않지만, 가슴이 아프다.
<퇴역 레슬러>가 특정 인물과는 연결시키지 마라는 작가의 부탁이 있었지만, 당연하게 김일 선수가 떠 올랐고, 박정희와 조국의 근대화 시절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표제작인 <국경을 넘는 일>에서 나도 작가와 같이 그리고 일본인과 마찬가지로 비행기외에는 국경을 넘어본 기억이 없다. (한번 있긴 하구나. 차로) 일제시대 때부터 두만강 국경을 넘고, 현재에도 압록강과 두만강 국경을 넘는 아픔은 없다. 이런 나에게 호루나기와 총탄 자국에 주인공과 같이 공감을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사형>은 군부와 군사독재시절의 부조리를 꼬집는 것 같고, 결국 힘이 총칼에서 나오는 것이지(군복)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과 <환희> 담배 이름에서 따온 이중적인 내용이지만 내용 자체가 너무 비극적이라서 읽기가 괴로웠다. <연이생각>은 연이가 외로워서 어떻게 하던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사람들에게 배신을 안 당하려고 애를 쓴 외로운 존재여서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존재의 숲>에서도 혼령들과 대화를 하고, 소설 전반적으로 외롭고 안타까운 주인공들의 이야기이다.
<소를 줍다>를 보면서 소에 대한 소년의 애틋한 마음을 볼 수 있으며, <한국의 그림> 에서는 걸게 그림으로 유명한 작가의 성장 이야기와 그가 왜 걸게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가를 짧은 소설로서 함축적으로 나타내 주고 있다.
소설 전체가 아슬아슬하게 뭔가 사건을 크게 벌어질 것을 암시하고 있고, 뚜렸하게 잡히지 않아,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귀신이 나타나는 것 같아 읽는 동안에 공포스럽기도 하고, 주인공이 무력해 보여서 안타깝기도 하고, 외로워 보여서 위로해주고 싶기도 하다. 한번 더 생각하고 긴장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25 NOV 2020
전성태 작가의 소설이 좋아서 찾아 읽은 책이다.
당시에는 늑대, 국경을 넘는 일, 두 권 정도였던 것 같다.
이제 또 10년이 지났으니 다시 찾아 읽어 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