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의 무늬 - 황인숙
13 JUN 2010
시인의 시를 먼저 읽어봐야 하는데, 어쩌다가 산문집을 읽어보게 된다. 시인의 삶을 숨어서 보는 듯한 호기심을 만족시켜 주는 책이다. 어떤 부분에서는 40줄에서 50줄로 넘어가는 중년 여성의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시인 특유의 감수성이 들어나서, 나이가 들었지만 소녀의 감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참으로 감성적인 내용의 글이다.
김현씨가 황인숙 시인의 시에 대해서 삶의 힘이 느껴진다는 형태로 표현을 하였는데, 이 책을 읽으면 지친 삶에 힘을 얻지 않을까 생각하여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뭔가 쓸씀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그 가운데에서 삶의 의지를 느껴지기도 한다.
몇가지 시인의 추억을 보자면, 제주도 함덕에서 보낸 약 한달간의 생활이 그녀의 인생에 긴 추억으로 남는 것으로 보인다. 수필 여러번에 나오면서, 함덕 생활이 젊은 그녀에게 일종의 일탈이고 생의 활력이었음에 분명하다. 한번씩 어느 한가하지만 삶이 살아있는 곳에 한달 혹은 6개월정도 있어봄도 좋아 보인다.
한가지 빠질 수 없는 것이 고양이 일 것이다. 고양이를 키우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길 고양이와 소통을 나누고자 하는 모습을 항상 볼 수 있는데, 고양이를 주위의 이웃으로 생각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어쩌면 외로운 생활을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면에서 그녀들의 지인들을 이야기할 때 무슨 말씀을 할 지 사뭇 긴장되기도 한다. 고양이는 어쩌면 제일 편한 친구일 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간 것으로 보이는 유럽여행을 읽으면서,스페인으로 한번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진하게 든다. 말도 잘 안 통하고, 뭔가 뒤쳐지는 모습의 스페인에서 인정과 따뜻함을 느낀 것일까!
시인의 인생을 숨어보는 그런 느낌의 책 읽기였다. 그리고 목소리는 자기가 아는 것과 다르다고 하는데, 남들이 보는 내 목소리는 어떨까 궁금하다.
12 NOV 2020
수필은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이여서, 작가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진실성이 있고, 그 마음이 다가와서 어떤 경우에 공감을 하게 되는데, 이 때 매우 좋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