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무인 이야기 2 최씨 왕조 (상) (이승한)
20 FEB 2010
새로운 왕조라고 불릴만한 최씨 왕조 - 그러나 내용은 수구인 보수 정권
저자가 책의 부제를 최씨 왕조로 잡을 만큼 최충헌 무인 정권은 왕권에 버금가는 힘있는 강력한 정권이었지만,왕건이나 이성계에 비교해서 전 정권과 같은 시대 정신이 없는 과거에 회귀하는 보수 정권이었다는 것이다. 역성혁명이 되기에는 그 부분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최충헌이 이의민을 제거하고 정권을 잡는 것부터 시작하여, 왕들을 바꿔가면서 정권을 안정화시키는 단계, 그리고 그의 아들 최이(최우)에게 정권을 안정적으로 넘겨주는 단계, 그리고 최이가 수성군주로서 안정적으로 정권을 유지해 놓은 단계에 이른다. 다음편은 몽골에 항쟁하는 대몽항전이므로 몽고의 침략 직전까지 다루고 있다.
이의민 정권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정권이 허망하게 무너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찍소리라고 하고 죽어야 할 것 같은데, 도미노 넘어가듯 허망하게 간다. 역사에 나오지 않는 최충헌의 치밀함이 있는 것인지, 아님 원래 대세가 넘어가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이렇게 최충헌은 역사에 등장한다. 최충헌은 기존 무인 정권과는 다르게 비교적 배운 명문가 출신이고, 무신의 난에 참여하지 않은 자이다.
이런 출신적 배경과 최충헌 본인의 세밀함으로 정권을 가져가게 된다. 왕권이 얼마나 허약했는지 알 수 있게, 무인정권 내내 26년 정도 허수아비 왕을 한 명종을 날려버리고 동생으로 왕을 바꾸어 버린다. 약간의 저항은 있었으나, 왕이 필요없는 세상이었나 보다.
이 책에서 많이 이야기 되는 부분이 이 정권은 보수 회귀정권이었다. 과거 무인시절 26년 동안에는 천민 계급의 신분 상승이라던지의 이동이 가능하고 실권자가 천민 출신이었지만, 좋게 말하면 안정성이 생기고, 나쁘게 말하면 경직된 세상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문신이 다시 우대받고, 무신은 정권의 두려움으로 다시 지위가 낮아지게 된다.
쿠테타로 정권이 매번 바뀌는 두려움이 있지만, 최충헌 일가가 운영한 도방인 사병을 운영하는 시스템은 국가 방위의 기본인 상비군 시스템을 완전히 무너지게 만든다. 얼마안되는 거란족의 침입에 있어서도 군대를 구성하여 방비하는 것이 오히려 자기에게 반기를 들게 될까 두려워하고, 그래서 정규군은 부실한 부분으로 채우고, 자기 사병만 혜택을 주면서 강하게 키우는 시대가 된 것이다. 정권가 국가의 안위가 하나가 아닌 따로 가게 되는 것이다. 나쁘게 말하면 높은 지위에 있으면 보여 주어야 하는 솔선수범과 희생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민심 이반이 불가피하다. 결코 바람직한 정권이라고 할 수 없다.
불교에 관한 부분이 한참 언급되고 있다. 모든 종교가 비슷한 길을 걸어 왔겠지만, 소위 화엄종이 왕실과 결합되어 부패되어온 과정과, 그에 반하여 종교 개혁인 지놀 국사의 정혜국사는 흥미로왔다. 조계종이 이 시기에 이런 반발로 시작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인정권 초창기를 지나 아버지 최충헌 시대를 지나면서 한 50년 지나 최이 정권에 오께 되면서 최이는 거의 왕과 같은 계급으로 대우 받는 것으로 보여진다. 아버지에 비해서 별 사건도 없고, 아버지로 부터 경영 수업을 잘 받고, 세련된 모습을 보여주며 글씨 잘 쓴다는 칭찬도 얻고. 다 다음편에 국제 정세의 변화에 따른 최씨 왕조는 어떻게 될까 궁금하다.
결론으로 최충헌은 무인 집안 출신으로 무인 정권 시기를 안정적으로 경영한다. 최씨 정권은 자식에게 승계도 성공하고, 왕을 쉽게 교체할 수 있을 정도로 왕권을 능가하는 또 하나의 왕가로 존재한다. 하지만 정권 자체는 국가와는 별도로 분리된 가문만의 정권이며, 추구하는 가치 역시 수구에 지나지 않는 보수 정권이다.
8 SEP 2017
무신 정권의 안정기. 하지만 이제 곧 몽골이 들이닥친다.
조선 선조 시기의 평안한 시기를 보는 것 같다. 그리고 보수회귀라는 것이 상징적으로 보인다.
무신 정권의 4권. 참 재미있는 책이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이 있나 찾아보고 있는데, 원제국과 고려에 대한 책이 있다.
이번에 한번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