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만델라 Goodbye Bafana (빌 어거스트 2007)
1 FEB 2010
굿바이 만델라 - 만델라와 간수의 긴 우정
영화를 보다 보면 기대하지 않고 아무 것이나 골라 보는 데 의외로 수작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이 영화는 제목이 <굿바이 만델라>인데 정말 내가 아는 만델라가 맞나 반신반의 하면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영화는 한 남아공의 백인 군인(간수)이 부임지인 로벤섬으로 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영화의 배경으로 흑인 죄수들이 포승줄로 묶인 채로 끌려가는 장면이 나오고, 기본적으로 주인공이 ANC(아프리카 민족회의)를 공산주의 단체로 알고 있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백인 군인은 가족도 있고 자식도 있다. 시작하는 배경은 1968년이다. 만델라가 1962년부터 감옥 생활을 시작하고 몇 년 후 로벤섬으로 옮겨와 거의 18년 정도를 보내니, 이들의 만남은 1968년 시작되는 것이다.
이 군인인 제임스는 유년기를 코사족(Xhosa) 마을에서 보냈기에 그들의 대화와 우편을 감시하고 차단하는 정보 책임자의 임무가 주어진다. 그렇게 임무를 진행하던 중 만델라 부인의 첫번째 면회에서 만델라의 아들이 차를 구입하였다는 사실을 알고 상부에 보고한다. 그 후 얼마 후에 만델라의 아들이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혹시 자기의 보고 때문에 국가에서 행한 일이 아닐까 하여 양심의 가책을 받는다.
만델라와는 만델라의 아들의 죽음에 대해 진심으로 위로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 둘 사이의 친분과 신뢰가 쌓이게 된다. 하지만 두 사람의 입장과 정치적인 견해에 대해서는 너무나 다른 모습을 보여 줄 수 밖에 없다. 만델라가 ANC 선언문을 읽어 본 적이 있느냐라고 묻는 말에 말문이 막혀 버린다. 공산주의 테러 단체라고 알고는 있지만 실제 ANC 선언문 같은 것을 읽을 수는 없다. 제임스는 어려운 결심 끝에, 명령을 수행하는 것처럼 속여 정보기관에서 선언문을 입수하고 읽게 된다.
이 영화에 전반적으로 흐르는 느낌이, 마치 우리나라의 군사독재 정권을 보는 느낌이었다.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인종 차별 정책을 한국에 도입할 순 없지만, 편지에 검열을 통해 누더기가 되어 버려 편지 내용을 읽을 수 조차 없는 것 하며, 나쁘다고는 언론을 통해서 하지만 실제로는 모든 것의 접근이 금지되어 있어 왜 나쁜 지 조차 잘 모르게 접근이 안 되었던 것 하며, 통제가 일반화 되어 있고, 그것에 접근하는 시도 조차 나쁜 것 이고, 쉬쉬하여야 했던 그 시절이 생각났다.
인종 차별에 대한 반대의 입장은 제임스의 딸의 시선을 통해 드러난다. 왜 흑인은 통행을 못 하는 지역이 있으며, 왜 흑인은 통행증을 가지고 가야하고, 백인은 그러지 않아도 되는 것인지. 부모의 답변은 궁색하다. 신의 섭리라니.
영화는 십년의 세월이 흘러간다. 이제는 만델라에 대해서 이해하고 그의 친구가 되어 준 제임스이다. 하지만 죄수와 간수의 관계는 유지된다. 만델라의 요청에 의해 호의를 들어 준 것이 교도서내에서 놀림감이 되고 그는 결국 간수를 그만두고 만다. 하지만 세월은 그들을 다시 만나게 한다. 세계 여론이 나빠지고 만델라의 석방 여론이 전 세계에 폭발적이여서 백인 정부는 유화책으로 만델라에게 보다 많은 자유를 주고, 간수로서 제임스를 다시 불러들인다.(로벤섬 전체에서 기소당하지 않은 유일한 간수라니…)
이 후는 다 알다시피 1990년 드디어 만델라가 석방이되고, 1994년 대통령으로 최임한다. 영화는 1990년 만델라가 석방이 되기까지이다. 이 영화는 두 사람의 우정에 대해서 다룬, 다소 건조하기는 하지만 남아공의 역사를 잘 그려낸 수작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만델라와 간디는 다르다. 제임스가 민간인에게 테러하는 행위는 금지하라고 화를 내면서 만델라에게 대드는 장면이 있다. 만델라는 우리의 작은 수단인 것을 중지 할 수는 없다고 폭력행위를 중단할 생각은 없다고 소신있게 이야기한다.
영화에서 만델라가 제임스에게 강조하는 것이 교육이다. 자식들을 대학에 보내라 이것이다. 그래서 제임스의 경우에는 자녀를 대학에 보내고(자기와 처가 가문 모두 첫번째 대학생) 그 만델라의 충고를 실행한다.
제임스를 끝까지 괴롭힌 것은 양심의 가책이다. 자기가 정보 보고를 함으로서 만델라의 아들을 죽게 한 것이라는 양심의 가책으로 자기 상관에게도 물어본다. 만델라의 아들이 사고로 죽은 것인가 아니면 정부의 공작으로 죽은 것인지를? 상관도 말한다. 나도 모르는 일이다. 결국 만델라에게 고백을 하지만, 만델라의 답은 간단하다. 제임스 너가 보고를 안 했더라도 그들은 다 알고 있다. 네 탓이 아니다. 만델라와 제임스 그들 모두에게 공통된 것은 자식에 대한 사랑이고, 이것이 그들을 신뢰하게 한 가장 근본적인 것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세상은 조금 힘들게 살아야 할 것 같다. 제임스 이분이 어쩌면 해직당하고 구속당할 만한 행위인 ANC 선언문을 읽으려고 다가가는 장면이었다. 안 봐도 되고, 안 보면 잘 모르는 상태로 세상을 편안하게 살 수 있는데, 굳이 의심을 가지고 찾아 읽는 장면이다. 이러한 행위를 통해서 알이 깨어지고 각성이 생기는 것이다.
좋은 영화 한편 만났다. 빌 어거스트 이 감독 앞으로도 눈 여겨 보아야겠다.
(사족으로 남아공 올해 월드컵도 개최하고, 검은 아프리카에서는 가장 선진국으로 잘 사는 나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치안은 형편없고 사회는 분열되어 있고 끔찍하게 안 좋은 나라다)
8 AUG 2017
간수의 눈으로 본 운동가 만델라의 이야기인 것이다. 개인적으로 만델라의 대통령 시기에 남아공을 가본 적이 있어서 관심있게 보았다. 남아공이 월드컵까지 치른 나라이긴 하지만, 치안등 상당히 좋지 않는 나라이다.
이런 영화의 최고는 "타인의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누군가를 감사하면서 동화되어 가고, 결국 그를 위해서 협조하는 그런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