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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대 위의 까치 진중권의 독창적인 그림 읽기 (진중권)

junemustgo 2017. 6. 26. 12:10

4 DEC 2009

 

너무 재미있는 그림 읽기

 

 이 책은 참 재미있다. 책을 읽으면서 킥킥거리면서 계속 읽었다. 그림을 보고 해석하고 느끼는 것은 각자의 재미이겠지만, 진중권은 이 그림을 어떻게 해석하냐를 읽고 배우는 것은 그림 읽기의 안목을 넓혀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주로 르네상스 시기의 12편의 그림을 각각 해석을 하고 있다. 이 시기가 중세에서 근대로 가는 시기이므로 그림에 숨어있는 현대적인 감각을 많이 소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그림 속에서 마그리트를 발견하고, 폴록이 숨어 있으며, 에셔를 만나기도 한다.

 

 12편의 그림 중 이 책을 읽기 전까지 하나도 친숙한 그림이 없었다. 12편의 그림을 설명하기 위해 소개되는 다른 그림에는 익숙함이 있었지만, 여기에 소개되는 12편의 그림은 미술에 잘 모르는 나에게는 정말 낯선 그림이었다. 하지만 그림을 보고 한번 느끼고, 그림의 소개 글을 보면서 한번 더 생각하고, 글을 다 읽고 시간이 지난 후에 한번 더 보면서 그림을 다시 읽으면서 이 그림은 이런 것이 참 재미있구나를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모든 그림들이 재미있지만 몇 개 재미있었던 것은 <우석의 제거> 과 <교수대 위의 까치>였다. 그림을 보면 노골적인 풍자가 느껴지고, 그 시대는 안타깝지만 조롱을 당할 만한 시대적 배경이 있었으며, 화가는 그런 시대를 그림으로 실컷 조롱하는 모습이었다. 한마디로 통쾌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림을 든 빨간 머리 소녀>와 요하네스 굼프의 <자화상>을 보면서 그 당시에서 그림이 아니라, 현대적인 그림을 보는 느낌이었다. 이는 가르침을 이 책에서 잘 설명해 주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고야의 그림이 마지막으로 소개되는데,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어 <프라도 미술관>을 간 적이 있다. 당연히 고야를 보러 간 것이었다. 고야의 많은 그림을 보고 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개>에 대한 기억이 없다. 1미터가 넘는 그림인데. 어쨌던 이 그림을 읽으면서 개만도 못한 인간도 많고, 인간보다 나은 개도 많다고 생각해본다.

 

 진중권은 시사평론가로 위장하여 인기를 끌어, 이 인기를 미학으로 인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본업인 미학에 대해 강하다는 인상이다. 이번 책도 참 재미있게 잘 읽었다. 그리고 작가가 중앙대를 떠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정말 고별 강연 포함한 비평론과 해석론을 잘 들었다.
 

 

 

26 JUN 2017

 

어느 순간부터 진중권 개인에 대해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의 작가 진중권에 대해서는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가 시사 평론가로서는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보지만, 미학자로서는 아주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 모르고 첫번째로 읽은 미술 책도 진중권의 책이였으며,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책이 대부분 진중권의 책이다. 진중권의 돈벌이를 막기 위해서 책을 사지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지만, 어쨌던 그의 책들은 대부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