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소 전쟁사 1941~1945 붉은 군대는 어떻게 히틀러를 막았는가 (데이비드 M. 글랜츠, 조너선 M. 하우스 공저 / 권도승, 남창우, 윤시원 공역)
28 NOV 2009
동부전선 - 많은 인명손실이 생긴 독일과 소련의 전쟁
2차 세계대전 동부전선인 독일과 소련의 전쟁이야기이다. 이 책은 기존까지의 독일과 서방의 기록에만 의존하여 2차 대전을 기록한 것과는 달리 소련의 기록을 기반으로 하여 작성되었다. 전쟁의 기록이지만, 주로 전선의 배치 내용과 전략, 전술 등을 이용한 전투 등의 내용으로 주로 군사내용만을 다룬다.
이 책을 보면서 내가 너무나도 서방의 시각으로 2차 대전을 인식하고 있었구나 하는 반성이었다. 워낙 미국 영화에 익숙해져 있어서 연합군인 미.영과 독일과의 전쟁으로 인식하고 있었지만, 절반 이상의 전쟁이 독일과 소련의 전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한국전쟁으로 잘 알고 있는 밀고 밀리는 전선의 개념이 독일과 소련의 전쟁에서는 전선의 규모가 북극에서부터 흑해에 이르는 유라시아 대륙을 종으로 자르면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상할 수 없는 대규모의 전쟁인 것이다. 독일은 이 전선 말고도 여러 전선을 운영하였으니, 한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지만 한편으로 무리였구나 느낌이 든다.
전쟁 발발 전의 독일과 소련은 불가침 조약을 맺고 독일과 소련 양국 사이에 있는 나라들을 사이 좋게 나누어서 병합하기 시작한다. 대표적으로 폴란드는 독일과 소련에 의해 분할 점령되고 말고, 핀란드의 경우에는 겨울 전쟁으로 불리는 전쟁을 통하여 소련에 침공당하나 어렵게 버텨낸다. 소련 내부적으로는 전쟁에 대한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으며, 스탈린의 군부 숙청에 의하여 많은 고급 장군과 장교들이 숙청되고 만다.
전쟁은 총 3기로 나누고 있다. 제 1기는 독일이 파죽지세로 밀고 진격하여 소련 내부 깊숙하게 진격하는 시기이다. 제 2기는 전선이 정체되고, 독일과 소련의 스탈린그라드의 공방전으로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제 3기는 소련의 반격으로 전선을 서쪽으로 밀면서 공격해나가 전쟁을 마무리하는 시기이다.
이 전쟁에서 느낀 것은 소련은 만만한 나라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독일에 비해 공군력이 부족하고, 육군에서도 장비가 부족하였고, 전술도 부족하고, 훈련되고 경험 있는 장교들도 엄청나게 부족하였다. 그래서 연전연패에 계속하였다. 하지만 인해전술에 가까운 많은 병력을 계속 유지할 수가 있었고, 전쟁 후반부에는 전격전과 기동전 개념을 도입하여 전쟁을 승리할 수 있었다. 특히 병력 손실이 어마어마한데 인해전술에 가깝게 병력을 투입하는 부분에서는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중국만 큰 나라가 아니라 소련도 인적 자원이 많다는 느낌이다. 그 만큼 사람의 목숨 값에 대해 함부로 한다는 생각이다. 할리우드 영화이지만 <Enemy at the Gates>에서의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의 소련군을 보면서 무식하게 전투를 하는 구나 생각이 이 책 전반에 소련군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전쟁은 정치적인 행위로서 양 진영의 최고 권력을 가진 정치인이 이 전쟁의 수행자들이다. (즉 독일의 히틀러와 소련의 스탈린이다.) 이 두 권력자가 어떻게 전쟁을 수행했는가가 결국 전쟁의 승패를 결정지었다. 히틀러가 오판을 하여 소련과의 전쟁을 한 것이 제일 큰 잘못이겠지만, 유능한 부하 사령관을 믿지 못하고, 능력도 되지 않으면서 지나치게 전쟁에 개입하여 부하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임하고, 자기 보호적으로 하여 전쟁 수행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스탈린도 별다를 바가 없지만, 초기에 엉뚱한 명령을 전달하는 것에 비해, 시간이 지나 갈수록 현장 지휘관에게 보다 많은 자율권을 주어 현장에서의 응용력을 발휘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그는 노회한 정치인답게 전쟁 영웅을 전쟁막바지에 숙청하는 능력을 발휘하였지만, 그는 결국 전쟁의 승리자가 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전쟁의 기술적인 부분이 많이 기록되어 있어 전쟁의 참상에 대한 묘사나 비인간적인 살인 행위 등에 대한 비판 등의 내용은 거의 없다. 그래서 그런 것들은 간접적으로 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 책에서도 느낄 수 있는 것은 전사자들과 부상자들의 숫자이다. 소련군만 보더라도 전사 약 천만, 부상 약 이천만 총 삼천만명의 인명손실을 볼 수 있다. 또한 포로의 경우에도 소련 포로의 경우에는 포로 중 80%가 죽고 말았다. 정말 인명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함부로 다루는 현대전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1 JUN 2017
2차 대전이라는 거대한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짧게는 독소전쟁으로 끝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