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으로, 더 왼쪽으로 당신들의 대한민국 세 번째 이야기 (박노자)
22 NOV 2009
국제적인 시선으로 대한민국 보기(<=====)
한국에서 좌파하기는 매우 힘들다고 한다. 좌파라고 하는 비율도 워낙 적은데다가 빨갱이라는 낙인찍여있는 나쁜 이미지이다. 그래서 좌파보다는 진보라는 다소 좋은 이미지의 단어를 사용하기를 좋아한다. 이런 대한민국인데, 저자는 왼쪽으로, 더 왼쪽으로 가라고 한다.
한국인이 정말로 보수적일까? 한국인은 살인적인 노동 시간과 경쟁에 휘둘리고 있어서 여유가 없다. 즉 정치 자체를 접할 기회가 없는 것이다. 또 진보 정당에 대한 지지율은 20%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기성 정당에 대한 불신이 많으며, 소위 조중동에 대한 신뢰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어떻게 청사진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보수적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복지가 빈약한 우리나라에서 복지 문제는 왼쪽으로 갈수록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한국에서 진보 정당을 하기 힘든 이유는 많다. 아마도 남북 대결구도하에서의 진보의 가치를 내 세우기 힘든 부분도 있었을 것이고, 압축 성장을 통한 고도의 경제 성장과정에이 그런 의제를 못낼 수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성장 일변도의 시절이 끝난 것이 확실하다. 이제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시기이며, 이 상황에 맞게 진보 정당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직 진보 정당을 믿기에는 진보 정당의 힘이 너무 약하고, 수권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심스럽다.
박노자는 여전히 한국사회의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한국사회는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연대 의식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사회이다. 무엇보다도 부족한 것은 계급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가난한 계층이 부자 정당에 가장 많은 지지율을 주고 있으며, 소수자인 여성,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 무관심하다. 이런 문제점에 대해서 알리는 것은 저자의 일관된 태도이다.
한국사회의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종교에 대해서도 기독교, 불교 균등하게 비판하고 있다. 종교가 인권과 생명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평화를 추구해야 하는데, 국가주의에 매몰되어 이런 종교 본연의 내용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는 비판이다. 또한 인권에 있어서 지난 10년간의 자유주의 정권에서 조금 나아갔던 것들이 후퇴하고 있다. 저자가 문제제기를 해서 공론화 시켰던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인 대체복무제는 이명박 정권들어와서 무효가 되고 말았다. 또한 공권력에 의한 법집행도 도를 넘는 것으로 보인다.
권위주의와 패거리에 대한 비판도 여전한다. 한국에서 특히 대학에서 스승의 권위를 넘어서지 못하고 스승이 제시한 가설을 넘어서지 못한 상태인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만해 한용운 선생님의 말처럼 “이놈들아, 나를 매장시켜봐라.” 권위 안에서 안주하여 권위를 즐기는 퇴행보다는 권위를 뛰어 넘는 것이 우리 사회에 전반적으로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대듦의 시대이다. 80년대의 대듦의 시대가 다시 오기를 바란다.
한반도 주위로 국제 정세가 변하고 있다. 언론에서도 공공연히 G2(미중)의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 사이에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점점 미국에서 중국영향으로 가는 구조일 것이다. 이러한 현상 가운데 저자는 권위주의가 더욱 강화될까 걱정을 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과 한국사이에 있는 북한 왕조가 어떻게 될 것인가도 문제이다. 하지만 현 정부는 점점 북한과의 관계를 악화시켜 점점 중국으로 보내고 있다. 이런 경향이 계속되면 북한의 선택이 어떨지는 짐작되지 않나!
이 책의 부제인 당신들의 대한민국 세번째 이야기는 기존 1과 2와는 좀 다르다는 느낌이다. 우선 한국의 민족주의에 빠진 비판, 병영 국가인 우리나라의 징병제와 사회의 일반적인 폭력 구조에 비판, 대학의 권위 주의에 대한 비판은 좀 줄어 든 느낌이다. 그리고 좀더 큰 범위로 대한민국을 논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1,2권이 내부 문제에 대한 비판이었다면, 이번 책은 국제적인 시각으로 볼 때의 한국의 문제에 대한 비판이 강하다. 그리고 이제 거의 10년이 되어간다는 오슬로인 노르웨이와 유럽에 대한 장단점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었다.
여러 번 이야기 하는 것이지만 박노자는 우리 사회의 소금 같은 존재이다. 그리고 우리를 가장 객관적으로 타자화해서 보여준다. 우리 사회에 너무 깊게 물들어 있어서, 문제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는 것을 박노자는 잘 표현하여, 이것이 문제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려준다.
20 JUN 2017
박노자의 책은 항상 나를 긴장하게 만든다. 타자가 보는 한국의 모습이여서 객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자꾸 보다 보면 그 느낌이 줄어든다. 첫번째 당신들의 대한민국에서는 정말 강렬했었다. 3번째쯤 되고 보니, 좀 무뎌진 것 같다.
6월 항쟁 및 민주화 이후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 대한민국인 우리 사회가 점점 나아짐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의 발행 시기인 2010년에는 MB 정권이었다. 나라가 뒤로 가고 있구나, 반동의 시대였음을 느끼고 있었다. 이 때 읽은 책이였는데, 앞으로의 나아갈 방향을 알려준다는 느낌이였다. 좀더 나아져서 제대로된 좌파도 등장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