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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의 이틀 (장정일)

junemustgo 2017. 6. 13. 12:40

13 NOV 2009

 

2009년 아담은 부드러워졌구나.

 

 구월의 이틀 - 류시화 시인의 시다. 가장 아름다운 불꽃같은 청춘을 뜻하는 듯 하다. <아담이 눈뜰 때>를 2009년 버전으로 읽는 느낌이다. 시대가 바뀌면 아담도 바뀌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아담을 다시 보는 것은, 첫번째가 아버지에 대한 것일 것이다. 이 소설에서는 아버지가 많이 순화되어 나타나지만, 역시 아버지는 죽어 마땅한 일인 것이다. 그리고 동성애 및 동성애에 대한 혐오 내지는 부도덕성에 대한 내용이 것이다. 겉으로는 도덕적인척 하지만 속으로는 부도덕한 것을 동성애로 표현하려고 하고 있다.

 

 이 소설 10년만의 신작에 비해서는 신선함이 떨어졌다. 부산과 광주를 출신하는 아담들의 이야기는 진부했고, 우익청년이라고 해봐야 별로 신선함이 없었다. 소위 올드라이트와 뉴라이트에 비해 도덕성이 있고 참신한 엘리트주의의 우익청년을 내세우고 싶어겠지만 잘 공감하기는 어려웠다. 진부했다.

 

 음악이야기가 나오는데, 클래식과 재즈와 그외 음악이 왜 다른지와 음악이 어떻게 편을 나눈다는 것이지 잘 모르겠다. 뭔가 상징이 있어 보이는데 읽지를 못하겠다.

 

 "양제 톨케이트" 문자를 보면서 웃어 버렸다. 톨케이트는 돈 내는 곳이고, 양재 톨케이트는 존재하지도 않지만, 양제라고 써 있어서 그냥 웃었다. 그리고 사범대학 다니면 취직이 보장 된다는 내용이 있는데 내가 아는 내용이랑 달라서 어리둥절 했다.

 

 소설을 읽으면서 시대의 배경인 2002년 12월부터 2004년 초반 까지의 정치적인 사건을 돌이켜볼 수 있었고, 아 그때 그런 내용이 있었구나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작가의 말에서 거북선생은 앨런 블룸이라고 한다면, 신악인(新惡) 변지갑은 누구일까? 혹시 그분 아닐까 하면서 낄낄거렸다. 이 책에서는 강남 모 교회에서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하늘에서 내리신 분도 나온다. 토할뻔 했다.

 

 책 중간에 장정일 작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보트하우스>란 제목을 통한 내용인데, 본인보고 쓰레기 작가, 포르노 작가, 3류 작가라는 말이 있다. 어떻게 보면 본인 비하이기도 하고, 자조하기도 하고,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자기것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하라는 메시지로도 보인다. 이 부분에서도 한참 웃었다.

 

 도입부에 누가 더 빨갱이인가? 문제 제시 부분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더 빨갱이인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더 빨갱이인가? 현대사와 박정희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빨갱이 색깔론으로 공격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무식이 최고로 용감한 노인들이다. 난 똑똑한 노인으로 살고 싶다.

 
 

 문학 전집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뽑아 보는 편이기 때문에 작가의 의견에는 공감할 수 없지만, 장정일 작가는 1번부터 그냥 보는 모양이다. 난 이분이 쓴 <삼중당 문고> 시가 생각난다. 늦은 감이 있지만 공무원을 해서 정시에 퇴근하여 책을 읽고 싶다는 이 분의 소망을 나도 갈망한다.

 

 이제 '금'이 쓰려고 하는 <지붕만 남은 마을>에 희망을 걸려고 한다. 기둥도 없고 벽도 없고 지붕만 있는, 부조리의 세상이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일 것이다. 문학이 정치보다는 힘이 있고, 영향력이 있으며, 패배를 넘어 승리하기를 바란다. 그런 문학과 국민작가를 기대해 본다.

 

 

13 JUN 2017

 

장정일 작가가 훌륭한 소설가이고, 시인이였다. 하지만 2009년에는 이 작품으로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다. 장정일 작가의 이틀도 지나가고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