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한강)
10 NOV 2009
나무가 되어 살아가는 여자
각기 다르게 발표된 단편이지만, 이 3편은 연결이 잘 된다. 장편소설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채식주의자> 어느날 아내는 꿈을 꾼 후 채식주의자가 된다. 이 소설에서는 남편과 아내의 사이는 운명적인 사랑이라고는 할 순 없지만, 원만한 관계이고, 겉도는 관계이다. 하지만 꿈의 내용과 그 꿈으로 인한 육식의 거부와 관계의 단절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소설에서 설명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언니의 집들이에서 벌어지는 가족관계에서 벌어지는 아버지의 폭력적인 행동이 이 소설의 절정부분인데, 이 부분에서 아내의 행위에 대한 원인을 읽을 수가 있다. 마지막 장면인 새를 뜯어 먹는 장면은 뭔가 여운을 준다.
채식주의자가 뭘까? 자연을 파괴하고, 약육강식하는 현 체제에 대한 거부감이며 반대를 뜻하는 것일까?
<몽고반점> 이 연작소설의 가장 중요한 내용이며 가장 잘 쓰여졌다는 생각이다. 비디오 아트 예술가인 형부에게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성적인 에너지의 예술로의 표현이 있다. 예술가로서의 열정이고, 숫컷으로서의 판타지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평소에도 호감을 가지고 있던 처제가 아직도 몽고반점을 가지고 있다는 말에 필이 꽃힌다. 과연 정신병원을 갓 퇴원한 처제에게 예술과 성적 판타지를 풀 수 있을까?
처제를 몸에 바디페인팅을 하고, 비디오 아트를 행한 것은 처제에게도 현재 매번 꾸고 있는 악몽에서 탈출하게하고, 중년의 예술가에게도 작품을 완성하는 삶의 희열을 주고 있다. 내용에서도 몽고반점을 기반으로 하여 앞쪽에는 낮의 꽃, 등쪽에는 밤의 꽃으로 나타내어 주었고, 이 작품은 후배 예술가에게도 찬사를 받을 정도이다. 하지만 도덕적으로 볼 때 경계 바깥쪽에 있었고, 결국 이 행위를 단순한 정신이상자에 대한 성폭력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는 미친 짓에 대해 응징을 당한다.
이 소설에서 도덕적인 응징이 없이 끝낼 수 있을 수도 의문이다. 하지만 응징없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처제는 악몽에서 벗어나서 새 삶을 찾고, 예술가는 작품에 대한 에너지가 흐르고, 평론가로 부터 찬사를 받는다면 좋은 결과일까?
<나무불꽃> 이 연작소설의 마지막이다. 몽고반점의 후일담격 소설이다. 나무처럼 살 수 있을까? 나무처럼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 소설은 식물이 되고 싶은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식물이 되고, 나무가 된다는 것이 정확하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자기가 살고 싶은 데로 나무가 되어 잘 살아갔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태양의 빛도 쬐고, 깨끗한 물만 먹고 살고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12 JUN 2017
2007년에 발행된 책이니, 그 전 작품일 것이다. 이 작품이 십년이 지나 세계적인 권위의 상을 받아 다시 주목을 받고, 베스트셀러 작품이 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덕분에 나도 무슨 내용인지 내가 쓴 리뷰를 한번 더 보고, 아 그랬었지 하고 내용을 돌이켜보게 되었다. 한강 작가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것을 축하한다.
연작 작품 중에 "몽고반점"으로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이어 맨부커상을 수상해으니 연이어 수상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