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읽는 한국 사회문화사 (이효인)
8 NOV 2009
한국영화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다.
이 책에 따르면 전반적인 한국 영화는 안타깝다. 한국영화는 사회적인 요청에도 부응하지 못했으며, 전근대를 지나 근대를 오는 과정에서도 미흡했다. 또한 여성문제에 있어서도 진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한국영화를 4개의 영역인 쾌락,근대,강박,여자의 분야로 분리하여 영화에 투영된 한국 사회를 읽고자 한다.
제일먼저 논의대는 시대가 1970년대 초반이고, 대표 영화로 <별들의 고향>이 있다. 1970년대는 유신이 이루어지는 시기이고, 때문에 70년대의 영화는 억압되어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별들의 고향>을 보더라도 사회에 대한 고발이라기 보다는 영화를 통해 보는 마초들의 욕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 나와있듯이 윤간인 셈이다.
1980년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강압과 저항의 시기이라고 하지만, 영화에서 보여주는 저항은 거의 없거나 너무나 소극적이다. <박하사탕>으로 이야기되어 지는 1980년대의 광주에서 시작하여 2000년에 이르고 있다. 1980년대의 소극적인 청년에게 그 사전이 없었더라면 당연하게도 다른 삶을 살았을 것이다. 1980년대의 청년들의 이야기가 <바람불어 좋은 날>이다. 이 영화는 농촌에서 도시로 올라온 대표적인 상경 청년들인데, 이 청년들과 주변에서 벌어지는 내용이 사회에 비판적이며 그 사회를 볼 수 있다.
1990년대의 초반은 혼돈의 시기이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양대 진영으로 나누어졌던 세계질서에서 한쪽이 붕괴함으로 혼돈의 시기가 온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결혼이야기>와 같은 로맨틱 코메디 영화가 나오기 시작한다. 또한 포스트모디니즘 형태의 영화도 출연하게 된다. <너에게 나를 보낸다>가 그런류의 영화라고 한다. 그전에 이장호 감독의 <바보선언>이 의도와는 별 상관없이 첫번째 영화로 여겨진다.
여자이야기로는 우리나라에서 여자자체가 주체적인 주인공이 되는 영화는 잘 보이지 않는다. 김기영 감독의 <하녀> <충녀> 등의 시리즈는 시대적 배경과는 상관없는 여자들 이야기였으며, 상업적인 속성에 맞춘 것으로 보여준다. <애마부인>의 경우에는 내용없는 상업적 영화라고 봐야하고, 본격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90년대의 영화들 <개같은 날의 오후> <무소의 뿔 ...> <처녀들의 저녁 식사> 등이 있지만, 여성문제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고 하기에는 아쉽다고 본다.
이 책은 해방이후 부터 2000년 초분부까지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리뷰에 쓰기는 모든 영화를 적을 수가 없어, 70년 80년 90년 그리고 여성 영화에 대해 잠깐 적어 보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영화가 검열등에 대해서 저항하지 못하고, 상업성에 대해 그 테두리안에서 적당하게 즐겼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작가의 총평으로 마무리한다.
딸 하나만을 의지하고 살아가는 어떤 여자. 그녀는 연인을 전송하러 서울역에 갔지만 기차는 이미 떠나버렸다. 차를 타고 용산역으로 달려간다. 그 길에서 그 차는 아이를 치게 된다. 그 아이는 바로 그녀의 딸이었다.
그녀는 한국이었고, 그녀의 딸은 한국 영화였다.
8 JUN 2017
2003년에 나온 책이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그래서 작가 이름으로 검색해본다. 일단 20세기 후반과 21세기 극 초반에 책들만 주로 나온다. 그러다가 최근작 "한국 영화의 기원"이라는 책이 검색된다. 목차를 잠깐 보니 근대 일제시대의 영화들이다.
다시 이 책으로 돌아가서 70년대, 80년대, 90년대 영화 모두 별로다. 몇개의 작품은 눈에 뜨지만, 대부분 별로이다. 그러나 이 책의 대상에는 벗어나지만 21세기에는 문화적 다양성이 증가되는 것을 느낀다. 민주화의 힘이고, 경제 성장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