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플란다스의 개 (봉준호 2000)

junemustgo 2017. 3. 21. 12:07

31 AUG 2009



 영화를 그 전에 보았는데, 봉준호 감독의 장편 데뷰작이여서 다시 본다. 당시 볼 때 영화의 주제를 잘 모르겠었는데, 어쨌던 영화 끝은 매우 쓸쓸함이 느껴진다.

 

 (이하 스포일러)

 

 영화 내용에도 나오지만 결혼하고자 하는 인기 직업의 순위 중에 48위가 광부 49위가 농부라고 한다.(광부 농부 직업분께 비하해서 미안한다) 그리고 50위가 인문계 대학원생이라고 한다. 하긴 인문계 대학원생이 무슨 인기가 있겠냐는 생각을 해본다. (자연계쪽으로 가면 화학과 박사가 별로 인기없는 것이랑 비슷한 것하고는 다를 것이지만) 여기는 시장 원리도 말하면 공급에 비해 수요가 과잉이다. 앞에 있는 경쟁자가 낙오하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여기에 나오는 주인공은 교수를 기다리는 후보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자기 순번이 오기에는 너무 멀어 보이고, 세상과 조화하기 어렵다. 부인은 임신한 몸으로 가계를 책임지는데, 부인도 스트레스이겠지만, 경제적인 능력없는 남편은 더욱 스트레스이다. 이 와중에 개소리로 들리는 개소리가 힘들다.

 

 처음엔 사이코패스 영화인가 했다. 개를 막 잡아먹고 죽이니. 어쨌든 스트레스의 대상으로 개가 되고 개가 희생을 당하는 영화이다.

 

 앞서있는 경쟁자가 사고를 당하고 교수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온다. 자존심을 버리고 적정 금액 천오백냥을 납부해야 한다. (참 이런식으로 내 담당 교수가 천오백만원을 내고 교수가 된 사람이고 이런것이 구조적이라면 학교다니고 싶지 않겠다.) 홍상수 감독의 <강원도의 힘>을 보는 느낌이다. 이 와중에 마님같은 부인은 강아지를 데려오고 ...

 

 한편 세상에서 완벽하게 깨끗한 여인이있다. 이름도 현남. 오지랍도 넓어 아파트 동네일에 열심히 참여하여 도와준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에 메세지가 있지 않을까 한다. 젊다는 것이 순수이고, 세상을 바꾸는 동력이고, 여기에 충실한 캐릭터이고 세상에 내려준 천사이다. 너무나 평범해서 지하철에서 신문을 보기도 하고, 친구와 늦도록 술을 마시고, 또 너무 순진하여 동생과 가족에게 무시도 당하고, 그러면서도 남을 위해 애쓴다. 결국 그녀는 직장에서 해고되지만 젊음은 그런 것은 무시하면 된다.

 

 이 영화는 봉준호 감독이 여러군데서 판타지의 요소를 주어 영화를 코믹하고 풍성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그 뒤 영화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데, 아마 좀 지나면 초기 작품과 같은 판타지를 통한 코믹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1993년으로 기억되는데, 내가 차에서 가장 많이 들은 테이프가 이오공감 이란 것이었다. 모든 노래를 다 좋아했지만 파트라슈의 플란다스는 당연히 기억난다. 중간에 나올 때도 흥얼거렸지만,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오르고 나오는 음악이 조금 잘라먹었지만 좋았다.)




21 MAR 2017


명감독의 데뷰작. 뒤의 그의 명작에 비하면 평작이다. 하지만 소소하게 보는 맛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