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녀 (1972 김기영)
16 AUG 2009
충(蟲)녀, 육식동물 - 김기영 감독
EBS에서 하녀에 이어 충녀를 보여주어서 보았다.
일단 충녀가 벌레여자란 뜻이여서 누구 이야기인줄 잘 모르겠다.
하녀와 비슷하게 중산층(이라고 쓰고 부유층으로 보인다.) 일가의 이야기이다. 지식인인 인텔리 계층이지만 부인에게 모든 실권이 있고, 무기력한 중후반 남편의 이야기이다. 남편은 집안에서 아무 능력이 없지만, 호스티스 아가씨를 술책에 의해 강간하고 결국 첩으로 들인다.
결국 남편 하나를 두고, 아내와 첩이 벌이는 쟁탈전이 핵심으로 보이는데, 남편은 너무나 무기력하다. 특히 아이를 두고, 아이를 가지고 싶어하는 첩과, 첩에게 아이를 갖게 할 수 없는 아내, 아내는 결국 실력행사를 하고 만다.
충녀의 80년대판 리메이커판도 그 내용이 비슷하다. 충녀의 경우에는 우리나라 필름은 남아있지 않는 지 스페인어 자막 판으로 방영이 되었고 필름 보관 상태가 좋지 않다. 70년대 영화인데도 구할 수 없다는 것이 영화 역사로 볼 때 안타까운 일이다. 80년대 판은 깔끔하게 볼 수 있었다.
70년대 판의 여자 주인공이 윤여정씨인데, 화녀(하녀의 70년대 리메이커판)의 주연 케스팅 후 연속으로 충녀로 캐스팅되었다고 한다. 인터뷰를 보니 이야기도 해 주지 않고 갑자기 쥐를 천장에서 떨어뜨리는 것을 촬영하고 했다고 한다.
김기영 감독 영화를 보면서 몇가지 상징으로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2층 계단이다. 특히 하녀에서 1층과 2층이 분리되면서 효과가 극대화 되지만, 그리고 계단 중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많이 표현되지만, 가장 큰 것은 부자집에 대한 표현으로 보인다. 내가 현재까지 실제 집이 2층인 집은 한번도 보지 못한 정도로 아직까지도 부자집의 상징으로 보인다.
두번째는 쥐와 쥐약이다. 충녀에서 쥐를 키우는 딸도 공포를 조작하기 위한 장치이고 쥐약으로 인해 쥐가 죽지 않고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것을 매우 잘 이용하는 것 같다.
김기영 감독이 가장 대변하고 싶은 사람은 남편 즉 중산층 가장이지만 생활력은 부인에게 있고, 껍데기만 있는 남편들의 무기력함일 것이다. 하지만 나쁜 여자로 표시되는 젊은 아가씨들에 대해서도 호의적이지 않다. 60,70년대의 시각이지만 젊은 도발적인 여자는 악의 씨앗이었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불쌍한 존재이다. 결국 자본과 권위에 깔려 죽어가는 존재가 아닐련지. 결론은 최고의 권력자는 경제력과 권력을 가지고 있는 집안의 안방마님이다. 이들은 겉으로 보이는 가치, 즉 자기가 추구하는 가치를 지키고자 남편을 질식시키고 한 세대 아래의 여자를 희생시킨다.
7 FEB 2017
영화를 보긴 했는데, 크게 기억에 남지 않는다. 예전에 쓴 글을 읽어보니, 안방 마님의 승리로 끝나는 모양이다. 윤여정의 연기에 대한 찬사의 글이 있는데, 하녀에서의 이은심씨가 더 강렬해보인다.
70년대의 주목받는 작품으로 소개되고 있다. 나 영화 좀 본다 하는 분은 모두 본 영화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