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지우며 길을 걷다 (이원규)
2 JUN 2009
지리산에서 보내는 시인의 글
지리산 시인이라고 하면 될 것 같은 시인의 산문집이다.
지리산에서 7년 이상을 살면서 이런 저런 감상을 하나의 산문집으로 만들었다. 한편으로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오가면서 살아가는 것이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또 어떻게 살 수 있을까 걱정도 된다.
길이라는 것이 사람이 가는 길이 되고, 결국은 차가 가는 길이 된다. 차가 가는 길이 되면 사람에게는 길이지만, 자연에게는 벽이 된다. 제목에서 보듯이 시인에게는 길은 벽인 것이다. 길을 지우는 것이 벽을 없애는 것이다.
지리산 주변에 난 여러 도로와, 지금도 개발되고 있는 길에 대해서 시인의 시선은 곱지 않다. 그래서 지리산에서 환경운동을 하고 계시는 것일 것이다.
몇가지 기억에 남는 부분은, 역시 시인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인상깊었고, 매를 기르는 것은 좀 잔인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물수제비의 능력을 이야기할때 고수라고 느꼈다.
학생이었을 때, 한 20년전쯤에 천왕봉 일출을 본 적이 있다. 일출 자체에 큰 매력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돌이켜 생각을 해 보면 일생 몇번 안되는 일출 장면이었던 것 같다. 지리산 많이 갔었는데 등산이라는 입장에서 남의 뒷 꽁무니만 보고 다닌 것 같다. 이제 가면 즐기면서 다닐 수 있는 입산이라는 관점에서 다녀야겠다.
8 NOV 2016
몇년전 TV에서 이 시인에 대한 내용을 명절에 소개한 적이 있다. 우리 작은 아버지는 바로 알아보셨는데, 나는 책을 읽은 기억도 잘 나지 않았다. 민망하다.
이분은 여전히 지리산 주변에서 잘 살고 계시는 것 같다. 나는 그렇게 살지는 못하겠지만, 한번씩 동경해보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