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팔레스타인 (조 사코)

junemustgo 2016. 1. 9. 15:00

7 SEP 2008

분노, 동정, 그리고 무력감

 팔레스탄인에 대해 보는 관점은 여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나에게 정치적인 관점을 묻는다면 나는 기계적인 중립적인 이야기를 할 것이다. 심지어는 "저는 그 문제에 대해 잘 모릅니다." 이렇게만 대답하고 말 것이다.

 이 책은 정치적인 시선이 제외되어 있다. 즉 중립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팔레스타인에 대해서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쓰고자(그리고자) 하는 것이 눈에 띤다.

 역시 약자에 대한 동정심과 강한 자의 무자비한 폭력에 대해서는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동정을 배제하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책을 읽는 동안 애는 "아빠 왜 자꾸 한 숨을 쉬어?" 아내도 "무슨 일이 있는데 한 숨을 그렇게 쉬느냐?"로 물어보았다. 그렇게 감정이 들어났는가?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삼일운동을 생각해 보았고, 일제 치하의 우리의 모습은 여기와 어떻게 달랐을까 생각해 보았고, 또 이승만 시절의 419와 그 후 민주화 운동 등의 모습들이 겹치고 있었다.

 이 책은 인티파타(1차) 이후의 팔레스타인의 여러 지역을 방문하여 여러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한 내용을 주로 담고 있다. 이 인터뷰를 통하여 시오니즘, 팔레스타인의 삶과 생활 등을 잘 표현한 좋은 책이다.

 서문으로는 에드워드 사이드의 추천사가 있고, 책 내용 중에 사이드의 책에 대한 작가의 입장이 잠깐 나온다. 뒤쪽에 박홍규 교수의 글도 읽을 만하다.


9 JAN 2016

팔레스타인은 지금도 분쟁지역이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곳이다. 사람에 따라 입장이 다를 수 있겠지만, 군사력이 훨씬 이스라엘이 강하고, 팔레스타인이 수세에 몰려 있는 것은 사실이다. 벌써 기억이 희미하긴 한데, 가자 지역의 경우 해상이든 육상이든 모든 경계가 막혀있어 섬과 같이 고립되어 있다. 해상도 봉쇄되어있다. 팔레스타인 경계에 만들어져 있는 벽을 보면 숨이 막힌다. 한편으로는 우리 나라의 휴전선의 철조망이 생각나고, 베를린 장벽이 생각난다. 지금 설치된 것은 베를린 장벽보다 훨씬 높은 장벽이다. 참 슬픈 일이다. 어쩌면 몇 년 후에는 팔레스타인과 가자지구는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것도 인종범죄에 해당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거의 무시되고 있다.

조 사코의 다른 만화책도 좋지만, 이 책은 좋은 만화책이다. 하지만 만화책이라고 말하기는 글이 좀 많지만, 그래도 면적으로는 그림이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